[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보이지 않는 갑과 을의 관계죠.”
레미콘 업계가 일부 대형건설사 횡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서 시행사가 이행해야하는 품질검사비를 레미콘업체에 떠넘기는 등 일부 건설사들의 ‘하청업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상 발주자는 품질관리 검사비를 공사비에 계산해 올리고, 건설업자 및 주택등록업자는 이를 통해 자재 품질시험 및 검사를 자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부 건설사들은 책정돼있는 시험비를 편취하고 관련 비용을 레미콘사에 전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건설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레미콘사에게 넘기고 있는 것.
실제 현장당 원재료 시험을 의뢰할 때 드는 비용은 100만~400만원이다.
이에 더해 건설 현장의 오염을 막기 위한 물차, 교통관리 등 건설업체가 고용한 직원들이 해야 하는 업무까지도 레미콘 업체 직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건설사들의 요구를 거부하면 말도 없이 물량이 끊기고 그럼 밥줄이 끊기는데 어떻게 불만을 표하겠냐”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레미콘업체들이 불공정하도급거래에 신고를 하려 해도 업체이름을 명시해야 하는데 업체 입장에서는 거래가 끊길까 부담돼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걸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토부에서는 산하 공기업과 지방국토청 등에 철저한 행정지도를 당부했지만, 현장에서는 공문을 통한 행정지도뿐 단속이나 감시가 미흡해 검사비 전가행태를 차단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