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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했던 것 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성민우· 루킴 개인전…내달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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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8.26 18:07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성민우 작가의 '오이코스_다섯번째 계절Ⅱ'. (사진=권예진 기자)
성민우 작가의 '오이코스_다섯번째 계절Ⅱ'. (사진=권예진 기자)

[충청신문=대전] 권예진 기자 = 비와 강물, 풀과 풀벌레.

주위를 돌아보면 당연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코로나19는 결국 이번 여름까지 이어졌고 손에 꼽을 만큼 더웠던 불볕더위 탓에 우리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여름을 보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같이 지나갔던 길가의 풀꽃은 늘 그래왔듯 강인하게 피어있었고 대전을 가로지르는 대전천 역시 누구 앞에서나 평등하게 흘러갔다.

당연하게 있었기에 당연히 보지 않았던 것들을 깊게 바라보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한 작가가 있다.

바로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루 킴과 성민우 작가다.

성민우 작가의 전시 이름은 '코레의 부케'다.

일반적으로 부케는 황홀한 순간을 화려하게 꾸며주는 소품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본래 부케의 유래는 중세시대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청혼을 하기 전 길가의 풀을 꺾어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케를 성 작가는 "모든 생명체의 삶은 고단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기에 화사한 꽃부케보다 거친 풀부케와 더 닮아 있다"고 설명한다.

성 작가는 작품 속에서 풀을 표현했지만 풀이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특별한 개인이 모여 황홀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처럼 성 작가는 빛나는 풀들을 정성스레 붓으로 수놓아 화려한 풀부케로 표현했다.

성민우 작가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 되면서 이 공간이 시민분들께 치유의 공간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꾸몄다"며 "4계절이 돌면서 올해의 풀은 내년에 더 강하게 피어나듯 내년에 다가올 계절은 이번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다음 전시공간에서는 '물'에 집중한 루킴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은 물이 없이 살 수 없고 특히 여름이 되면 바다와 강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물은 언제나 이면적이었다. 누군가 빛나는 바다와 시원한 계곡에서 여름을 보냈을 때, 어떤 이는 이른 가을장마와 예상치 못한 태풍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 공간에 물의 여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무대들과 각각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물들의 대화'가 담긴 대본들을 설치했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야경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하게 한 서울 마포대교를 지났던 물들의 대화는 특히 인상 깊다.

마포대교 뿐만 아니라 지중해를 이용하는 이민자를 보았던 물, 그리고 임사체험 도구로 사용되는 무중력 테라피로 이용된 물의 대화는 물이 우리의 삶을 반사하듯 이중적인 세상을 비추고 있다.

불볕더위를 보내는 늦여름의 끝에서 풀과 물을 통해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다.

이번 개인전은 내달 8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루킴 작가의 '눈썹'. (사진=권예진 기자)
루킴 작가의 '눈썹'. (사진=권예진 기자)
성민우 작가의 작품들. (사진=권예진 기자)
성민우 작가의 작품들. (사진=권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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