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71년 만에 영면

세종 추모의 집 안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11.02 17:57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2일 열린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관계자 등이 목례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2일 열린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관계자 등이 목례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충청신문=대전] 권예진 기자 = "발굴 기간 동안 유족들은 매일같이 발굴현장을 지켜보면서 쪼개지고 부서지고, 총알 뚫린 유해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무너졌다. 한국전쟁 71주년 만에 골령골에 햇빛이 들었다. 오늘은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2일 71년 만에 영면하게 된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유해 안치식에서 전미경 유족회장이 한 말이다.

산내골령골은 동구 낭월동 13번지 일원으로 한국전쟁 당시 제주 4·3사건 관련자, 국민보도연맹원 등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던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곳으로 최소 4600여 명에서 최대 6900여 명의 민간인이 이곳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해발굴은 지난 2007년 첫 조사를 시작했으며 올해까지 1240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날 안치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유족인사를 다음으로 황인호 동구청장 등 관계자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황 청장은 "70년 전 억울하게 희생하신 영혼을 이제야 차디찬 땅속에서 밝은 곳으로 영면하실 수 있는 터로 옮겨 드린다"며 "유해수습을 하는데 그동안 상당히 오랜 시일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다 수습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와 인권, 생명을 먼저 가신 이분들을 통해 더 절실하게 느낀다. 다시는 이땅에 한국전쟁과 같은 전쟁의 상흔이 나타나지 않기 위해 평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같이 만들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민자 동구의회 의장은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긴무덤, 비극의 현장을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가슴 아픈 역사를 반성하고 평화로운 미래의 공간이 될 진실과 화해의 숲 조성이 시작된다. 지난 세기의 깊은 상처가 아물고 금세기 평화와 번영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근식 진실화홰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인 평화공원 조성 공사를 앞두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유해 발굴이 마무리돼 예정대로 국립 이용 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분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는 이날 안치식 이후 세종 추모의집에 봉안됐다.

2일 열린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무용수가 살풀이를 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2일 열린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무용수가 살풀이를 하고 있다. (사진=권예진 기자)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