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정화 기자 = 국내 연구팀이 극소량의 물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했다.
면섬유를 바탕으로 제작돼 인체 착용 가능한 사물인터넷용 지속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3일 KA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2차원 전도성 나노물질인 맥신(MXene) 소재와 물 30마이크로리터(μL)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기를 개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전도성 탄소 나노 입자가 코팅된 면 섬유의 한쪽 표면에 소량의 물을 떨어뜨리면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으로 나뉘게 되면서 작은 양의 전기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LED 전구의 불을 켜는 데 성공했으나 에너지 생산 능력이 낮아 실생활 적용이 어려웠다.
해결을 위해 물과 친한 친수성 표면을 가지며 빠른 모세관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2차원 전도성 물질에 주목했다.
2차원 물질 중에서도 전도도가 금속에 가까운 전이금속 탄화물(맥신) 중 하나인 Ti3C2Tx를 면섬유에 코팅해 발전기를 만들자 기존 탄소 나노 입자가 적용된 발전기 보다 약 24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였다. 맥신을 전도성 고분자와 추가적으로 복합화하면 약 100배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이 발전기는 기존 탄소 입자가 적용된 소자보다 7.7배 작은 크기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밀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맥신 기반 자가발전기를 병렬 16개, 직렬 10개로 총 160개를 연결해 상용 리튬폴리머 배터리(30mAh, 3.7V)를 20분간 14%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이나 땀, 또는 대기 중 흩날리다 사라지는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라며 "높은 에너지 출력을 활용한 비상 전력 생산 또는 자가 발전기 크기 증대를 통해 대용량 이차전지를 충전하는 비상 전원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