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2월 정부의 세종시 원안 수정에 반발해 임기 중 사퇴했던 이완구(61) 전 충남지사가 잔고를 접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행정도시건설청을 방문해 최민호 청장과 간담회를 갖는 등 도지사직을 걸었던 세종시에서 정치재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지사는 “세종시 건설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예산 집행률이 54%대에 머무른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제 지난일을 모두 잊고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드는데 최선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지사는 간담회를 마친 뒤 건설청 구내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출마에 관련, “어디로 출마하는 것이 지역을 위해 좋은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음달 말까지 모든 것을 결정 하겠다”고 말해 선거구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완구, “박근혜, 내가 어려울 때 용기를 준 사람”
앞서 이 전 지사는 연기노인회 초청 열린 노인대학특강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애정을 표하고 세종시 사수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원안 수정을 위해 충청도 출신 국무총리를 내세워 주민을 흔들었던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뒤에는 세종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당시 (세종시 원안 사수 위해)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에 맞서 인간적인 고통이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부의 세종시 사수를 위해 절규하던 저에게 용기를 준 사람이 바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라면서 “너무 고마운 분이다”며 박 대표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또 “요즘 우리나라 정치에서 눈을 씻고 봐도 충청은 보이지 않아 속이 상한다”며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등 어느 한 사람도 세종시를 다녀간 적이 있느냐”며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한편 이 전 지사는 이날 행보를 계기로 충청권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정가의 대형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인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