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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희망이 이웃에게 전달되길…”

희망 전하는 경동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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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10.20 18:25
  • 기자명 By. 김학모 기자

 

 

 

-어려운 현실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마음

“철커덩, 철커덩!..” 충북 음성군의 한 연탄공장에서 연탄 찍어내는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동시에 시커먼 연탄이 줄지어 나오기 시작하고, 이를 기다리던 인부들이 재빠르게 트럭에 옮겨 싣는다. 이 공장에서만 하루 1t 과 3.5t 트럭 70여대가 연탄을 실어 나른다.

70-80년대 빈번한 연탄가스 중독으로 공포의 대상이 된 채 점차 사라진 연탄이 몇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700원대이던 휘발유가 현재 2000원대까지 치솟았고, 1000원 정도였던 보일러 등유도 1300원을 육박하자 연탄의 인기는 날로 높아진다.

연탄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뛰는 기름값 덕분이기도 하고, 아직도 팍팍한 살림의 그늘에 있는 서민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은 현실에서 그들을 위해 끊임없이 ‘희망’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주)경동개발이 그 주인공.

지난 1996년 10월에 문을 연 경동개발은 현재 8개 라인에서 일일 20만장을 생산해낸다.

?하루 20만장, 연탄공장 불났네

겨울을 준비하는 9-10월부터 난방수요가 한창 증가하는 겨울철까지 경동개발에서 생산하는 연탄은 하루 20여만장에 달한다. 한 달이면 자그마치 600만장 규모다.

줄지어 나오는 연탄을 바삐 트럭에 옮겨 싣던 이모씨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각 가정에서 연탄보일러를 설치하거나 거실에 연탄난로를 들여놓으면서 소비량이 작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라며 “5년 전부터 성수기가 왔다. 연탄보일러의 경우 기름과 연탄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올해 연탄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40%가량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값이 오르는 만큼 연탄소비량도 증가하는 것이다.

?연탄, 경제적인 연료

연탄의 무게는 3.6㎏. 한 장 당 4600㎉의 열량을 낸다. 가격은 한 장(공장도가격)에 373.5원이다. 소비자가격은 각 판매점과 운송지역 등에 따라 약간 차등적이지만 대략 450원 선이다. 그러나 정부가 공장도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운송비가 많이 든다고 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난방 연료 중 연탄보다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연료는 드물다. 연탄은 난방뿐 아니라 농업용 비닐하우스, 화훼단지, 축사, 식당 등에서 이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어 66㎡ 규모의 점포에서 석유를 이용해 12시간 동안 난방을 한다면 약 3만5000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연탄은 4000원, 불과 10분의 1의 비용이면 족하다. 열효율 역시 석유나 가스 보다 좋다. 화력이 좋기 때문에 하루에 단 3장(1000원 가량)만으로 한 난방 뿐 아니라 물을 데우고, 밥도 지을 수 있다.

연탄재도 버릴게 없다. 산성화된 토양 및 축사 등 오염토의 개량 및 정화용으로 재활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픈 호황

연탄산업이 호황이라지만 파는 사람의 얼굴에도, 사는 사람의 얼굴에도 웃음은 없다. 연탄 호황은 곧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나빠졌다는 반증이며, 연탄업자의 입장에서는 언제까지 호황이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연탄을 쓰기 시작한 이들 대부분은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연탄난로로 교체한 자영업자들이다. 장사 사정은 아랑곳없이 기름값이 치솟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다.

장사가 잘되는 연탄 생산 및 소매업자들의 인상도 밝지만은 않다.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유가가 언제 내릴지 몰라 섣부르게 투자를 할 수 없는데다가, 소매업자 역시 언제 주문이 끊길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매년 30%씩 연탄가격을 올려 연탄수요를 9%씩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정책 역시 이들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처럼 힘든 운영 속에서도 이웃에게 전달될 ‘희망’을 생산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21명의 직원들을 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을 굳게 다잡는다는 박장희 이사.

경동개발 박 이사는 “가끔 예전에 힘들었던 기억들도 있지만 우리가 생산한 한장의 연탄이 관공소나 사회단체, 봉사단체 등을 통해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돼 그들에게 따뜻한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됐다”면서 “우리는 한장의 연탄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그분들에게 전해진다면 더 바랄게 없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음성/김학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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