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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안목, 청관재' , 한국사를 관통하다

30년대~80년대 작가 작품세계 변화상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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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1.17 15:52
  • 기자명 By. 황천규 기자
▲ 17일 이응노 화백 작품 \\\'6·25전쟁\\\' 을 설명하는 류철하 관장.(사진= 황천규 기자)
[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그대들의 자태를 바라볼 때 눈물이 앞을 가려 마지 않노라. 하루라도 빨리 반성하여 새 옷을 벗고 직장으로 제이 국민의 현모가 되어주기를 원하노라.”

‘양색시’(1946)라는 작품 오른쪽 하단에 남긴 고암 이응노 화백의 당부다.

해방후 이 땅에 주둔한 미군을 상대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풍자하면서 느낀 소회를 적은 것.

해방전후 생사를 가르는 좌우 이념 대결 구도와 한국전쟁이라는 소용돌이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그의 세계관은 어떻게 변해 갔을까.

또 1958년 건너간 프랑스에서 바라본 60, 70년 조국의 근대화 과정과 80년대 봇물처럼 터진 민주화 욕구는 작품 속에 어떤 형식으로 투영됐을까.

특히 나중에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1967년 동베를린 간첩사건에 연루돼 2년간 치른 옥고는 그의 가치관에 무슨 변화를 일으켰을까.

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바로 18일부터 열리는 대전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안목-청관재 이응노 컬렉션’이다.

여기서 안목은 작품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수 있는 혜안을 가르킨다. 청관재는 이 화백 작품을 수집한 조재진과 그의 부인인 박경임 여사가 거주하던 집의 당호다.

이응노미술관은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전시 기획 의도 등을 설명했다.

예술은 그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는 말이 있듯이 강물처럼 흐르는 질곡의 근현대사가 이번 전시회에 오롯이 담겼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과정과 자연에서 인간으로 시선이 바뀌는 이 화백의 작품 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결과는 그의 대표작인 군상 시리즈로 귀착된다.

이같은 이응노의 인생 일대기, 즉 한국사를 관통하는 작품세계를 이번 기획전에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전시는 1~4부로 꾸며졌다.

1부는‘공주산성’ 등 산수화와 ‘양색시’로 대표되는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시기 작품들을 모았다.

2부에는 1958년 도불 직전까지 작품을 담았다.
전시 팜플릿 표지를 장식한 ‘취야’는 술취한 밤을 나타내는 말로 전쟁통 혼돈 때문에 알코올에 젖어가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3부는 60, 70년대 추상작품 컬렉션이다.
1958년 ‘정원’에서부터 엿볼 수 있는 추상요소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자연을 담은 산수화는 먹의 농도를 이용해 해체되기 시작하고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발로하던 시기다.

4부는 군상시리즈로 대미를 장식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계기로 군중에 대한 작품들이 대중을 이룬다. 시대를 관통하면서 결국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는 가치관의 발로로 해석된다.

류철하 관장은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어렵게 마련했다”면서 “오는 4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회를 통해 작가 이응노, 아니 인간 이응노의 진면목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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