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이정화 기자 = 교육과 방역 두마리 토끼를 쫒고 있는 학교에서 등교 전 선제 검사용 자가검사키트 소분까지 맡게되면 감당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에 따르면 지난 7일 대전시교육청이 학교에 공문을 보내 3주차 자가검사키트 배부 물량부터는 25개들이 상자로 제공한다고 알렸다.
12일까지 사용하는 2주차 물량까지는 교육청이 직접 소분·별도 포장해 제공했으나 시간적·인적 투입의 한계로 부득이하게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과 학교는 상자를 받아 일일이 소분 및 개별 포장해야 한다.
전교조는 "학교는 하루 1000명이 넘는 학생 및 교직원 확진자와 그 몇십 배에 달하는 접촉자를 관리하느라 사실상 아수라장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교사들은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고 방역 관련 각종 행정업무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이런 비상 상황에서 선제 검사용 자가검사키트 소분 작업마저 일선 학교가 해야 한다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25개들이 벌크 상자의 분리된 구성품 4개를 소분용 비닐백에 1개 세트로 소분하여 담는 일은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작업"이라며 "교육청은 소분 작업이 특정직만 해야 하는 업무 범위가 아니므로 전체 교직원이 협력해 처리할 것을 권고했으나 대부분의 학교는 보건교사가 학교 방역 인력의 도움을 받아 도맡아 작업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교육(지원)청별로 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해 자가검사키트 소분·포장 후 학교에 배부해 주길 바란다"며 "학교 단위 작업이 부득이하다면 방역 인력을 중심으로 해당 작업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행정지도에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