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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반려식물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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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14 15: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친구 집에 저녁초대를 받아갔다. 오랜만의 방문이었는데 새로운 것이 눈에 들어왔다. 거실 한편에 있는 4단의 철재 선반에 다육식물이 가득했고 그 앞에는 제라늄 화분이 꽃을 피웠다. 새 봄을 맞아서인지 식물원에 와 있는 듯 싱그러웠다. 친구는 얼마 전 사별을 하고 반려식물을 키우며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하면서 꽃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식집사’라는 말이 있단다.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고양이집사에서 파생된 말로 고양이를 키우듯이 정성을 다해 식물을 기르는 사람의 신조어라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최근 1~2년 사이에 식물을 키우며 교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거기에 화훼 농가를 돕는 차원에서 지자체 별로 스킨답서스, 산세베리아, 아이비등 실내에서 잘 크는 식물을 ‘반려식물 갖기 운동’이란 이름으로 분양하는 사업도 하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 되면서 플랜테리어 붐이 일어났다. '플랜테리어'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실내에서 식물을 이용해서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이라 했다. 식물에 맞춰 가구와 소품까지 배치하며 집 꾸미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많아 최근까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친구 또한 식물을 키우면서 우울한 마음도 많이 없어지고 공기정화와 인테리어까지 일석이조라며 우리에게도 키워보기를 권했다. 자신 없다고 했더니 인터넷에 들어가면 반려식물 키우는 팁이 많이 있고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장점들과 정보 등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직접 검색해서 보여주는데 혹했다. 집에서 키우는 화분 몇 개도 죽지 않으니 거두고 있으면서 제라늄 화분을 한번 사볼까 하는 욕심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키우고들 있었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 놓인 화분을 보니 어떤 식물은 반쯤 죽어있고 어떤 식물은 잎이 말라 떨어지고 선인장만이 그런대로 살아있었다. 도대체 물도 주고 가끔 영양제도 꽂아주고 하는데 우리 집 화분은 왜 이럴까? 하면서 화분을 잘 키우는 법을 검색하다가 김이랑 작가의 <아무튼, 식물> 이라는 에세이집이 검색되었다. 여기저기에 리뷰를 보게 되었는데 왜 식물을 키우는지에 대한 답이 나와 있는 듯 했다.

나도 처음 화분을 선물 받았을 때 잘 키워 보고자 아는 화원에 물었더니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면 된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었지만 지금의 상태이다. 그런데 ‘아무튼, 식물’에서 답을 얻었다. 사람도 각각의 신체 조건이 달라 어떤 사람은 대식가이고 또 소식가가 있듯이 식물도 같다는 것이다. 소화가 되지 않았는데 또 음식물이 들어가면 탈이 나는 것처럼 식물에게도 물을 자꾸 주면 뿌리가 썩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물을 주기 전에 흙을 만져보고 줄기와 잎을 살펴보고 물을 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식물들을 키우면서 물만 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교감하고, 알맞은 습도, 온도, 햇빛을 주어야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대목이 있었다. 여기에 내포되어 있는 많은 의미를 아하~ 하면서 유추해보았다.

이제 새봄이다. 오늘은 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르니 마치 봄이 온 듯 설렌다. 곧 개나리와 진달래의 소식부터 벚꽃이 만개한 사정리 저수지 길을 달릴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라 좋은사람들과 함께 하는 기회는 적겠지만 그래도 봄이 기대가 된다. 얼마 전 우리는 20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기대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새로운 희망은 품을 것이다. 이념과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통합을 이뤄야 우리의 삶도 행복한 봄날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 나는 식집사의 길을 가보고자 ‘아무튼, 식물’ 에세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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