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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혼란 그리고,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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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24 14:5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 4주가 지났다. 작년과는 달리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도 교육부는 출석 수업(대면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자와 필자의 아이들은 코로나19의 확진 위험을 감수하며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개학 이후 중학생인 필자의 첫째는 같은 반 학생 3명과 담임 선생님이 확진되었고,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는 매일 같이 노는 친구 3명이 확진되었다. 지난 3월 16일에 둘째와 친한 친구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고 필자의 둘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필자의 둘째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친구와 지난 12일인지 아니면 13일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같이 놀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둘째는 마스크를 쓰고 화장실이 있는 안방에서 3일 동안 격리된 생활을 하였고, 학교에 2일 동안 가지 않았다. 필자는 둘째가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을 적게 보았다. 그 이유로 첫째, 자가검사키트의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왔다. 둘째, 필자의 가족 중 단 한 명도 코로나19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가 확진된 친구와 놀았던 날부터 3일이 지나 코로나19의 잠복기가 지난 시점이므로 만약 둘째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면, 가족 중 누군가는 증상이 있어야 하는데 증상이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가족 모두가 무증상일 가능성은 없다. 셋째, 둘째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나름 잘 지키고 있다. 친구들과 놀 때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고, 친구들과 놀다 배고플 때, 편의점에서 라면이 먹고 싶으면 편의점 안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 근처에 있는 어린이 공원에서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먹는다. 만약 이 수칙을 어기고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가족 모두가 확진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3월 초 개학 후 지난 4주 동안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19 확진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교육부의 3월 24일, 보도 참고자료에 의하면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학생의 확진자 수는 개학 이후 105만9818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많은 학교급의 학생은 백신을 아직 접종하지 않은 초등학생으로 56만185명이고, 유치원도 6만8491명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중학생 22만1945명, 고등학생 20만4067명, 특수학교 5130명 순으로 나타났고, 교직원의 코로나19 확진자도 8만5791명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경우 대학생은 9만6517명, 교직원은 1만19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지역의 개학 후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살펴보면,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학생의 확진자 수는 2만8225명, 교직원은 2273명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경우 대학생은 4783명, 교직원은 495명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의 엄청난 확산으로 개학 이후 학교와 가정은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학교는 코로나19의 방역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확진자가 20% 이상인 학급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매주 진단키트의 배부, 학기 초의 특성 등으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났다. 만약 선생님이 확진된 경우, 대체 교사를 구할 수 있으면 대체 교사가 수업을 대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선생님이 아픈 상태에서 수업해야 하고, 급식실의 종사자들이 확진되면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하지 못해 대체식 혹은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많은 어려움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정 역시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학교에서 확진자의 급증으로 대면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갑자기 전환되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대처가 쉽지 않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코로나에 확진되어 오면 온 가족이 확진되어야만 끝이 나고, 방역 수칙의 완화로 부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있어 우리 아이가 확진된 아이들 사이에서 공부하지 않을까 부모들은 항상 걱정과 염려, 혼란 속에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백신 접종의 지침은 더 혼란스럽다. 교육부는 질병관리청의 결정에 따라 소아(5~11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기초접종(1차·2차 접종) 및 청소년(12~17세) 대상 3차 접종이 진행된다고 3월 14일 밝혔다. 이번 백신 접종은 접종을 희망하는 대상자에게 접종 기회를 제공하되, 중증 위험이 큰 고위험군에는 적극적으로 권고할 예정이며, 그 외에 대상자는 자율적으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소아(만 5~11세) 대상 기초접종(1차·2차 접종)은 소아용으로 제조된 화이자 백신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1차 접종과 2차 접종은 8주(56일) 간격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다만, 코로나19 감염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은 면역 형성 및 중증·사망 예방을 위해 기초접종 완료를 권고하나, 일반 소아는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필자의 둘째와 셋째는 소아(5~11세)에 해당한다. 이 지침대로 시행하여 3월 31일에 1차 접종할 경우, 8주 후인 5월 26일에 2차 접종을 할 수 있고, 2주 후인 6월 9일, 몸에 항체가 생긴다. 이 문제는 필자도 고민이 생긴다. 6월이면 오미크론의 확산이 끝날 시점이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도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접종 시기의 선택이 너무 늦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49만881명이나 나왔다. 역대 두 번째다. 누적 확진자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2년 2개월 만에 국민 5명 중 1명꼴로 확진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확진자 수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이고, 인구 대비 신규 사망자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약 1137만8784명으로 확진자 수만 따지면 세계 10위이다. 그다음이 우리나라다. 아마 이번 주말쯤에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10위가 될 것 같다.

재택 치료자도 182만703명으로, 200만 명 시대가 다가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속 방역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점 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의료체계 혼란까지 빚어놓고도 방역 기준을 낮추려 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의 폭증은 정부의 유행 예측 실패의 결과다. 그간 정부의 유행 예측은 한 번도 들어맞은 적이 없다.

정부는 얼마 전 일 평균 확진자가 34만∼37만 명에 이른 뒤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현실은 정점의 끝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시중에서 감기약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우세종화된 ‘스텔스 오미크론’까지 겹쳐 정점을 지나가는 기간이 더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독감 수준에서 관리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참으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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