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전 국회의원이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김영환 전 국회의원이 충북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자 기존 충북지사 예비후보들이 맹공을 퍼붓고 나섰다.
충북지사 예비후보인 오제세 전 국회의원은 3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의 충북지사 출마 선언은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자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오 전 의원은 “충북은 뜨내기 정치인 집합소가 아니다”라며 “도민에게 사과하고 본래 정치무대로 돌아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경기에서 4선 의원을 지냈고, 지난 18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이 갑자기 충북지사 출마로 선회한 것은 자리 욕심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에 대해서도 “부친 고향인 제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것을 내세워 충북지사에 도전하는 것 역시 뜬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은 전날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와 충북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충북지사 출마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다음 달 4일 출마 회견을 예고했다.
오 전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충북지사 후보 경선 참여를 요청한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에 대해서도 “중앙당, 충북도당과 상의 없이 밀실 야합해 선거 분위기를 흐렸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오 전 의원은 청주 흥덕·서원에서 민주당 계열로 내리 4선(17∼20대)을 했다가 21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고, 지난해 8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또다른 충북지사 예비후보인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은 충북을 정치적 식민지로 전락시키며 점령군의 총독처럼 행세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갈 데가 없어지자 종착역으로 충북을 선택한 것으로, 일말의 진정성이나 정치 도의를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차관은 지난 충북지사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서 현 이시종(더불어민주당) 지사에게 고배를 마셨다.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 선출은 박 전 차관, 오 전 의원, 이 전 의원에 김 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