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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방촌 황희를 통해 본 21세기 바람직한 인간상

황수영 목원대 스톡스대학 철학강사·동양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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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4.13 15:0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황수영 목원대 스톡스대학 철학강사·동양철학 박사

현대사회는 ‘경제’가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시대로, 경제가치가 모든 가치의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 국가, 국제관계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현상으로 우리사회도 60년대 이후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돈의 위력과 가치를 깨닫고 경제추구에 전념해 왔다.

정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경제개발은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경제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가난이라는 절대빈곤을 벗어났고 비록 상대적인 빈부의 격차는 있지만 물질적 풍요를 체감하게 되었다. 또 개인이나 국제관계에서는 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저마다 부의 축적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 성공한 것은 틀림없고 물질적 풍요 속에 살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금, 과거 어느 시대보다 인간에게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경제 발달로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이 될 정도로 평균수명은 점차 늘어가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된 것은 현대사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나친 경쟁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의 부작용으로 현대사회의 많은 폐단이 일반화 되어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는 패륜범죄, 혐오현상, 아동학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사회지도층 및 자제들의 마약사건 등 여러 병리현상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물질과 경쟁만을 중시하다 보니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망각하게 된 정신적 위기이자 도덕적 위기이며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공자나 맹자, 사서삼경을 기본으로 한 전통유교의 정신은 인(仁)의 실현, 인(仁)의 함양에 교육과 수기의 목적이 있었다. 인(仁)은 지성, 덕성, 감성, 욕망, 의지 등을 포함한 포괄적 인격성을 의미한다. 즉 전인적 인격을 말한다. 인(仁)을 체득한 이가 곧 군자(君子)로서 유학의 바람직한 인간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학에서의 교육이란 다름 아닌 인(仁)의 실현이요 군자의 양성이었던 것이다.

이런 유교의 관점으로 보면 방촌 황희야 말로 ‘위인’의 반열에 설 만큼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고, 나아가 6조 판서를 두루 역임하고, 대사헌, 한성부윤을 역임하고, 재상만 24년, 영의정을 18년간 봉직하여 국정전반에 걸친 행정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황희는 이론으로 수기치인을 얘기 한 것이 아니라 몸소 전 생애에 걸쳐 경세를 실천하였던 것으로 유교적 군자 내지 어진 이에 가까웠던 인물이라 평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여러 덕목을 아울러 갖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면 인간이 너그럽고 인자하다보면 공명정대하기 쉽지 않고, 개인적 인정에 치우쳐 판단을 그르치기가 십상이다. 또 인간이 한없이 후덕하다보면 청렴을 지키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관후한 그의 인품은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또 다양한 주장과 견해들을 절충하고 판단하고 정리하며 오랜 관직생활과 한 나라의 국정을 통괄하는 재상의 자리에 오래 머물게 된 큰 자산이었다.

황희는 어떠한 성리학자보다도 도덕적 실천성을 몸소 보여주었고, 효도를 모든 덕행의 근본으로 강조한 공자의 사상을 철저하게 따랐다. 위민과 애민의 정치를 통해 백성들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였고 민본에 기초한 인권을 최우선으로 실천하는 유학자의 모습을 보여준 황희의 생애를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간상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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