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자수첩] 장애인의 날과 4월의 봄

권예진 취재1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2.04.20 17:21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 20일 대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차별철폐대행진. (사진=권예진 기자)
코로나의 끝과 함께 찾아온 4월의 봄은 반갑기 그지없다.

장애인의 날이 4월로 정해진 이유 역시 생명이 피어나는 이달이 장애인 재활 의지와 의미가 닮아서다.

대전에서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대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차별철폐대행진이 진행됐다.

차별과 배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후에도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진행한 지하철 내 장애인 단체의 시위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다.

그들을 향해 어떤 사람들은 본인들이 느낀 불쾌감과 짜증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굳이 서울 지하철을 찾아가지 않아도 기사에 달린 댓글들만으로 장애인을 향한 그들의 감정이 충분히 전해졌다.

그 댓글들을 보면서 얼마 전 휠체어를 타는 취재원과 식당을 갔던 일을 떠올렸다.

그 분은 내가 '식당 어디로 갈까요?'라는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제가 갈 수 있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 식당을 골라왔어요"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 이유는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기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 이상의 식당은 갈 수 없으며, 좌식 형태의 식당도 불가하고, 출입구의 턱이 있는 곳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대전에서도 지난해 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들이 대전-세종-오송을 오가는 B1버스 운행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현재 운영 중인 B1버스는 안전상의 이유로 휠체어 탑승이 불가능해 교통약자는 3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거리를 환승으로 인해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

이 시위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대전에서 발생한 시위로 비장애인이 겪은 불편은 '어쩌다 한 번'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가고 싶은 식당부터, 버스를 한번 타는 것까지 매 순간 불편을 느껴왔을 것이다.

최근 시는 이동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B1버스에 전기저상버스 2대 도입 계획을 밝혔다.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저상버스 도입을 환영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휠체어탑승버스는 계속해서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철폐대행진이 열린 이날은 기온이 23도까지 올라갔다.

장애인의 날이 20일인 또 다른 이유는 '통계상 비가 가장 적게 오는 날'이라고 한다.

"덥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날씨 속에서 "더 이상 누군가에 대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말은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갈길이 많이 남아있기에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어야 한다.

차별 철폐를 위한 그들의 행진이 멈출 수 있게….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