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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혼란 그리고 대혼란,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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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4.21 15: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4월이 되니 대학 캠퍼스에 활기가 넘친다. 벚꽃도 피고, 요즘엔 분홍색의 진달래가 피기 시작해 캠퍼스엔 학생들끼리 서로 모여 사진을 찍으며, 지난 2년 동안 만들지 못했던 추억을 만들고 있다. 지난 3월 내내 코로나19의 확진자 수 30만 명 이상 나올 때, 필자는 교과목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일부 학과는 20명 이상이 집단감염으로 대면 수업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야 했었고, 코로나19의 확진 혹은 밀접 접촉, 기침, 발열, 인후통 등의 유사 증상을 호소할 경우,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 주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원격교육시스템에 녹화 강의 수강과 과제 제출을 통해 출석을 인정하는 등 업무량이 많이 증가했다. 지금까지 받은 공결서와 핸드폰 문자 등을 집계하면 약 100명이 넘는 것 같다. 필자의 교과목에 수강 학생 수는 약 250여 명 정도 된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코로나19, 오미크론 혹은 스텔스 오미크론에 확진됐다.

확진 이유 중 상당수는 술자리 참여가 있었다. 학기 초이고, 대학 신입생이라 술자리 참여는 필자의 대학에서 매우 빈번하게 생기는 일이다. 술자리에서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특히 오미크론 혹은 스텔스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커서 확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마스크 착용에 문제가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KF94 이상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그런데 30% 이상의 학생들이 착용한 마스크를 보면 KF94 이상이 아닌 얇은 마스크가 많다. 얇은 마스크는 오미크론 혹은 스텔스 오미크론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잘못된 마스크 착용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늘었고, 이와 더불어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들까지 확진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3월 도입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18일부터 종료된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은 현행대로 유지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는 방역상황을 평가해 2주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포스트 오미크론은 일상 의료체계로 회복을 의미하며, 준비기(4월 24일까지), 이행기(4월 25일부터 잠정 4주), 안착기(5월 말 이후)의 3단계로 나뉜다. 안착기는 5월 말에 시작하며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이때 격리는 ‘권고’가 되고, 확진자가 자율적으로 등교·출근 등을 하지 않는 형태가 된다.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내달 말에는 치료비·생활지원비 지원도 중단된다.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에 따라 확진자에 대한 대면 진료 체계도 일상 의료로 전환된다. 안착기부터 독감과 같이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가 시작된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민간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로 시행하고,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은 감염 취약 시설의 선제 검사와 고위험군 대상 검사에 집중한다.

5월 1일부터 모든 유·초·중·고의 교육활동이 정상화된다. 코로나19로 사라졌던 짝꿍이 다시 생기고 이동식 수업, 모둠 활동 및 토론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해진다, 수학여행도 갈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한 선제 검사는 없어진다. 1학기까지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KF80 이상 마스크가 아닌 비말 차단용 마스크도 허용된다. 하루 2번 발열검사와 교실 창문의 상시 개방, 급식실 칸막이 설치, 일시적 관찰실 운영, 방역 인력의 배치 등도 1학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자가 진단 앱 역시 일부 항목을 변경해 일단 1학기 끝까지 계속 운영한다. 음악 시간에 관악기 사용 등은 마스크를 벗어야 하므로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급식실에서 대화 자제 방침도 당분간은 유지된다. 대학도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학습·정서 지원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자치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 확대를 통해 다각적인 교육 회복을 도모한다.

교육부의 4월 13일, 보도 참고자료에 의하면 4월 11일 기준,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학생의 확진자 수는 개학 이후 187만5095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 수 587만4130명 대비 31.9%이다. 유치원생은 12만1054명(전체 55만3045명 대비 21.9%), 초등학생은 99만2588명(전체 266만6938명 대비 37.2%), 중학생은 40만7627명(전체 134만8701명 대비 30.2%), 고등학생은 34만5017명(전체 126만3196명 대비 27.3%), 특수·각종·기타 학생은 8809명(전체 4만2250명 대비 20.8%)이 오미크론 혹은 스텔스 오미크론에 확진되었다.

그리고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0∼9세 연령층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188만7천337명이다. 0∼9세 연령층의 우리나라 인구는 369만7,734명으로 51.0%가 확진되었다. 0∼9세의 아이들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자가격리를 할 수 없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자기 방에서 혼자 자가격리를 할 수 있지만, 0~9세의 아이들은 부모의 돌봄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므로 부모가 확진된 아이를 돌보다 확진된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머리가 아프고,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고, 배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는 경우 많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아픈 것을 표현하기 어렵고, 밤 10시 이후에 열이 나면 병원에 쉽게 갈 수 없다. 코로나19에 확진되어 처방받은 병원 약은 치료 약이 아니라 증상을 완화해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지난 2달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의 희생이 너무 컸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보면서 필자는 마치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으로 보여 너무 혼란스럽다.

국내에 코로나19의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가운데 ‘XL’에 이어 ‘XE‘와 ‘XM’ 감염자가 확인되었다. XE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인 BA.1과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던 BA.2의 유전자가 재조합된 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A.2보다 전파력이 약 10% 더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XM은 BA.1.1과 BA.2가 합쳐진 것이다. 두 재조합 변이 모두 중증화율, 백신 면역 회피 등은 기존 오미크론과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도 오미크론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일상 회복은 코로나19가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단지 조금 불편하더라도 더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새 일상으로의 회복을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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