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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름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

권예진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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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6.14 15:01
  • 기자명 By. 권예진 기자
▲ 권예진 취재1부 기자

나는 사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이 되면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물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즐겁다.

그러나 후텁지근한 날씨와 높아지는 불쾌지수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며 여름을 미워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난 여름이 되면 들리는 매미 소리, 흐르는 모기향의 냄새까지도 사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여름을 좋아한다.

여름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비가 많이 내려서다. 토닥토닥 내리는 빗소리가 그렇게 좋았다.

그런데 올해는 유월의 반이 지났는데도 도통 빗소리가 들리지가 않는다.

올라간 기온 탓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와 '건조한 여름'을 나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극심한 가뭄으로 봄의 재난으로 여겨졌던 산불도 이제는 '여름산불'이란 이름으로 많은 이의 마음을 태웠다.

충청 지역 역시 가뭄으로 시들해져가는 농식물에 때문에 충청 농민의 마음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발등 위로 떨어진 이상 기후에 이제는 기업도, 학계도, 정부와 지역도 너나 할 것 없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탄소중립'에 애를 쓰고 있다.

이는 우리의 노력으로 이상기후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개인의 일상 속 노력 역시 지구의 기온 상승을 늦추는데 도움이 되지만 어쩌면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른 척, 여름을 미워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여름을 미워 하기 전에 산불로 타버린 수많은 나무도, 죽어가는 많은 농식물의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도 한번 쯤은 궁금해 했으면 한다.

그래도 오늘은 반가운 비가 내렸다. 반가운 비가 말하는 것 같다. "여름은 단 한번도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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