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에서 샐러드 집을 운영하는 사장은 하루가 멀다 하게 오르는 채소 값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올 봄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과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한 작황부진, 비룟값 급등이 맞물리면서 채소 가격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지부가 최근 지역 내 생활필수품 77개 품목과 개인서비스요금 19개 품목에 대한 가격을 조사·발표했다.
조사결과 지난해 6월 대비 대파(500g)는 1500원에서 2390원으로 59.3% 인상돼 채소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배추(1포기, 2kg)는 2625원에서 3852원으로 46.7% 올랐다. 봄 배추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감자(46.9%), 무(29.6%), 상추(16.6%) 등도 오름세가 이어져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 후 외식 수요 급증,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등의 원인으로 돼지고기 가격도 올랐다.
삼겹살(100g)은 2777원에서 3216원으로 15.8%, 앞다리살(100g)도 1335원에서 1782원으로 33.5% 올랐다.
또 우크라 사태, 인도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한 밀(1kg) 가격은 1421원에서 2017원으로 41.9%, 부침가루(1kg)는 2431원에서 3002원으로 23.5% 인상돼 라면, 빵, 과자 등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세계 해바라기유 공급의 7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식용유, 올리브유 가격은 30% 이상 상승했다. 포도씨유(900ml)는 8200원에서 1만 3634원으로 66.3% 올랐다.
개인서비스요금은 PC방을 제외한 김밥(26.3%), 자장면(9.7%), 남자커트(20.8%), 휘발유(32.6%), 경유(53.2%)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관련 업체는 "원재료 가격이 뛰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민들의 주름은 공과금에서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27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이 약 1535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도 내달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메가줄당 1.11원 인상한다. 주택용 요금은 MJ당 15.88원에서 1.11원 인상된 16.99원, 일반용 요금은 16.6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55)씨는 "밖에만 나가도 가격이 안오른게 없다. 무더운 여름처럼 숨이 막히는 물가인 것 같다"며 "집에서 요리하는 비용이 외식하는 비용과 비슷하게 체감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