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김(30)모씨는 불안정한 경제기에 주식 대신 특판 예금으로 돈을 옮겼다.
주식, 부동산 시장의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시중 자금이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
위험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치솟는 물가로 금리가 상승해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21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734조 2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22조 5602억원에서 빅스텝 전후로 보름 만에 11조 6900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는 고객들이 안전자산처를 찾아 몰리는 한편,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인상해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정기예금·적립식예금 33종의 금리를 최대 0.7%P 인상하고, 신한은행도 예·적금 25종의 금리를 최대 0.7%P 올렸다.
NH농협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는 0.5%P, 적금 금리는 0.5∼0.6%P로 상향했다.
대전 한 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금융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위험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유동자금들은 탈출구로 예적금 상품으로 계속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금리의 특판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협은행은 특판 상품으로 ‘NH올원 e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별도 우대조건 없이 비대면 가입 후 만기까지 유지하면 3.4% 금리를 제공한다. 또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IBK기업은행 ‘1석7조 통장’은 별도 조건 없이 3%대의 금리 혜택을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협의 한 예금 특판 상품은 1년 4.1% 금리를 제공해 출시 14분만에 500억원 한도가 소진돼 종료됐다.
이렇듯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 속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 시기를 틈탄 끼워팔기와 미끼상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보험 등 추가 상품 가입을 의무조건으로 내건 경우 원치 않는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