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대전 동구에서 근무하는 양소영(23)씨는 최근 점심과 커피값으로 하루 기본 1만원 이상 쓰던 소비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고물가로 인해 지갑이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점심은 도시락, 커피는 회사 탕비실 커피로 해결해 교통비를 제외한 하루 지출 0원을 실천하고 있다. 양씨는 “처음에는 아침마다 도시락 싸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5000원 쓰기도 아깝다. 교통비도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바꿔보려 한다”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 하게 오르는 물가 여파로 ‘욜로·플렉스’는 가고 ‘짠테크·무지출’ 시대가 찾아왔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3%로 상승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6.8%)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87을 기록해 전월(94.7)보다 7.7P 크게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기록에 MZ세대들은 지갑을 닫고, 하루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에 나서고 있는 것.
먼저 식비를 없애기 위해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로 음식 해먹는 ‘냉장고 파먹기’와 가까운 거리는 도보,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자기 돈’을 지출하는 것이 아닌, 포인트를 사용한 무지출 쇼핑도 20·30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수행해 포인트나 기프티콘을 받는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로, 이벤트와 설문조사에 참여하거나 회원가입 시 받는 포인트 등을 이용해 원하는 상품을 구할 수 있다.
실제 대전에 거주 중인 직장인 김모(24)씨는 “한 사이트에서 광고 시청 등을 수행해 매일 300~500포인트씩 한 달 동안 약 1만 3000포인트를 모았다. 모은 포인트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또 한 재테크 소셜 커뮤니티에서도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루트 소개 글이 여럿 올라왔으며, 높은 조회수를 유지하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를 실천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충동구매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해 최대한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을 줄였다. 고물가 때문에 실천한 챌린지지만, 고물가 시대가 끝나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