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해외 있던 겸재 정선 '선면산수도' 세종이 품었다

재미교포 김대영씨, 수집 유물 324점 무상 기증 심전 안중식·운보 김기창 작품 예술적 가치 높아 시립민속박물관·향토유물박물관 활용해 전시예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2.08.17 17:30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 17일 최민호 세종시장(왼쪽)이 브리핑을 마치고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자원활용부장의 기증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정완영 기자)

[충청신문=세종] 정완영 기자 =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 해외에 산재해 있던 우리 문화재가 세종으로 돌아왔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미교포 김대영씨가 수집한 유물 324점이 대한민국 행정수도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점을 들어 세종시에 기증하게 됐다"며 "세종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세종시립민속박물관과 2025년 개관 예정인 향토유물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김대영씨가 기증한 324점 중 대표적인 작품은 겸재 정선, 공립 안중식, 운보 김기창의 작품뿐만아니라 청초 이석우, 취당 장덕의 작품을 비롯해 조선시대 말기 공주시 탄천면에 거주하며 활동한 두산 정술원의 작품이 있다.

또 19세기 말 북한 해주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초화문호'를 비롯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사이 제작된 다양한 도자기들도 포함됐다.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선면산수도는 말 그대로 선면(扇面), 즉 부채형 화면에 그린 산수화로 앞쪽에 작은 언덕들과 종류가 다른 나무가 그려져 있고, 그 뒤로는 먼 산이 병풍처럼 배치돼 있다.

작품의 구성으로 보아 60대 겸재의 원숙하면서도 정제된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면산수도'는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전 안중식 (1861~1919)은 조선시대 말 장승업(1843~1897)의 제자로, 산수화와 행서에 능통한 근대 대표 화가로 꼽힌다.

10개의 접힌 면으로 구성된 '화조영모도십폭병풍'은 독수리·말·닭·해오라기 등 8가지 소재를 활달한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운보 김기창의 판화 작품은 그의 천진난만한 세계관과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엿볼 수 있다. 기증된 판화에 등장하는 세 마리 사슴과 학·구름 등은 화목한 가정에 복이 깃듦을 상징한다.

이번에 유물을 기증한 재미교포 김대영(91)씨는 6·25 한국전쟁 때 서울 경복고에 재학하다 미군 통역장교로 참전한 뒤 1956년 미국 유학 중 LA에 정착했다.

이후 김씨는 무역업과 부동산업 등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뒤 미술품과 공예품을 수집하면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왔다.

김대영씨가 소장한 유물은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2019년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로 연락이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 5월 세종시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간 해외 문화재 발굴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중 유물 기증을 추진하게 됐다.

김대영씨는 고향인 서울시에 기증하려고 했으나 수집한 유물이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회화, 도자기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세종시 기증을 설득해 왔다.

오랜 설득과 협상 끝에 기증자 가족들은 향토유물박물관과 행정수도인 세종의 역사·문화발전을 위해 세종시에 수집품 일체를 무상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세종시는 지난 6월 미국 현지로 직원을 급파, 유물 포장 및 운송작업을 했고 7월 세종시품어 안겼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한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자원활용부장은 "2018년 말 미국 거주 김대영 선생과 가족들이 소장 유물 기증권을 문화재청과 국회 소재 문화재재단에 제안을 했다"며 "재단에서 2019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전수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유물의 진품 여부, 가치 등등을 다 분석해 검증된 작품"이라며 "이 분(김대영씨)의 컬렉션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용광로와 같은 작품들이 많아 세종시라는 상징성과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세종시는 기증자의 뜻을 받들어 앞으로 이 유물을 보다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상시 공개하고, 특별전시회 등을 통해 널리 알려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