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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무더위, 장마 그리고 여름,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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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8.18 16:2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이제 8월도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 여름은 7월에 무덥다 8월 들어 폭우가 쏟아져 피해를 많이 주고 있다. 필자의 가족은 무더위와 폭우,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여름에도 어디 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인 BA.5의 재유행으로 휴가나 피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필자의 아이 중, 유독 활발한 둘째만이 동네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매일 늦게까지 놀고 있다. 그리고 가끔 친구네 집에서 밤을 새우며 노는 파자마 파티도 한다.

긴 장마로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하고, 여름의 끝자락인 말복이 다가왔다. 아이들의 할머니는 손자, 손녀를 위해 정성스럽게 쓴 봉투에 용돈 5만 원씩을 넣어 필자에게 전해주라고 하셨다. 아이들은 할머니께서 주신 용돈 봉투를 받아들고 얼마가 있는지 확인한 후 할머니께 전화하였다. 아이들은 용돈을 받으면 할머니께 전화를 꼭 한다. 혹시나 코로나19의 감염을 염려하여 지난 3년 동안 아이들은 할머니 댁에 많이 가지 못했다. 아이들이 사는 집과 할머니 댁은 걸어서 7분 거리이지만, 설날, 한식, 할아버지 제사, 추석 외에 거의 가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는 아이들의 용돈을 자주 챙겨주고 아이들과 전화 통화를 자주 하신다.

필자는 요즘 여름방학이지만 토요일에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학점은행제 과정의 강의를 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분들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강좌로 필자의 대학 평생교육원은 경영학, 미용학, 사회복지학의 3개 전공이 있다. 필자는 평생교육원에서 ‘평생교육사’ 과정을 강의하고 있고, 이 과정은 3개 전공에서 학습하는 학습자 중 원하는 분만 교과목을 신청하여 수강할 수 있다. 평생교육원의 일반학기는 1주일에 3시간씩 공부하지만, 여름학기는 대학의 여름방학에 개설되는 특성상 일주일에 6시간을 공부한다. 8주 안에 15주차의 강의를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맡은 이번 여름학기 교과목은 ‘원격교육론’으로 8명이 수강 신청하였다. 첫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수강생들에게 KF94 마스크 착용과 감기 증상이 있으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하였다.

7월까지 강의와 중간고사까지 무사히 잘 치렀지만, 7월 셋째 주 토요일인 23일 강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나왔다. 월요일 오전에 필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학습자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받은 다음 필자는 강의에 참석한 학습자들에 지난주 토요일 수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니 증상이 있으면 검진받으라고 단체 SNS로 공지하였다. 필자는 수업 후 3일째인 화요일과 5일째인 목요일에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이 나왔다. 코로나19의 확진자는 그다음 주 토요일인 30일에 2명이 또 나왔다. 필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2명의 학습자로부터 화요일인 8월 2일에 문자를 받은 후 이전 주에 했던 것처럼 지난주 토요일 수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니 증상이 있으면 검진받으라고 단체 SNS로 다시 공지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토요일 수업 후 3일째인 화요일과 4일째인 수요일, 5일째인 목요일에 각기 다른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필자가 이전 주와 달리 3일 연속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유는 필자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필자는 80대 후반의 어머니를 살피기 위해 자주 어머니 댁에 간다. 어머니 댁에 가면 접촉이 자연스레 많아지기 때문이다. 필자 주변에 80대 이상의 노인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어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친척분 중에 한 분은 후유증으로 뇌수술과 눈 수술 후 실명이 된 일도 있어 코로나19가 노인들에게, 특히 80대 후반 이상의 노인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자의 집에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은 맞지 않은 둘째와 셋째 아이가 있고, 아내도 2차 접종 후 후유증으로 3차를 맞지 않은 상태이며, 필자도 4차 접종이 8월 8일로 예약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2명의 수강생과 통화해 본 결과 평생교육원의 강의에서 감염된 것이 아닌 각자의 직장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습자 중 한 분은 이번에 처음 감염되었고, 다른 한 분은 지난 1월에 오미크론 감염 이후 재감염되었다고 하였다.

코로나19에 확진되었던 3명의 학습자는 모두 격리 해제되어 8월 13일 수업에 참석하였다. 서로 안부 인사를 하고, 코로나19의 확진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학습자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코로나19에 확진된 3명의 학습자 모두 본인이 어디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이것은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진자들과 거의 비슷하였다. 둘째, 초기 증상이 너무 경미 해 이것이 코로나19인지 단순 감기인지 구분하지 못했고, 병원에서 양성 판정이 나서야 코로나19로 인지해 격리에 들어갔다고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술 마시고, 대화했다는 것이다. 셋째, 재확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재확진된 학습자는 지난 1월에 확진되었고, 6개월이 지난 7월에 다시 확진되었다. 넷째, 후유증이 있다. 이번에 처음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20대 여자 학습자는 미각 상실이 있다고 하였다.

요즘 BA.5의 재유행이 심상치 않다. 8월 17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18만803명으로 집계되었고, 주말을 제외하고 8월 내내 1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봄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의 대유행이 수그러들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자 BA.5의 6차 재유행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 추세로 BA.5의 재유행이 지속된다면 지난달 질병관리청에서 보도한 대로 8월 중순 또는 하순에 재유행이 정점에 도달하고, 일일 확진자가 최대 28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당국의 예측이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

BA.5 변이는 연초 오미크론 대유행을 주도했던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5.1% 강하고, 기존 백신의 방어력이나 앞선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3배나 강하다고 한다. 지난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코로나19 통계가 잡히는 216개국 중 인구 대비에서 제일 많았던 것으로 15일 확인되었다. 주요국 가운데 재유행 확산세가 50일 가까이 꺾이지 않는 곳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휴가철 직후 개학과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재유행이 예상보다 크고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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