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들만의 리그’는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한 미국의 전미 여자 프로야구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통상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면 세상과 동떨어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다시 정치권에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됐다.
최근 정치권에 분 ‘지방 패싱’ 논란은 흡사 2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한다.
대전을 비롯해 지자체마다 ‘지방 패싱’ 논란 불씨를 꺼뜨리기 위해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정작 정부에서는 ‘지방’을 쏙 빼놨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 ‘대전 패싱’ 논란이 고개를 들면서 대전을 비롯해 정부의 국정운영에 지방은 제외됐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비수도권을 제외한 수도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됐다는 질타가 지역마다 쏟아졌다.
대선과 지선 선거기간 당시 정치권에서는 앞다퉈 선물 보따리 풀 듯 지방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이후 뚜껑을 열어보니 지방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쏙 빠졌다.
지역 정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전을 넘어 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정치인은 당리당략은 차치하고 ‘충청 패싱’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은 돼 있지만 막상 지역 현안이나 숙원 사업 해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그림에 비수도권이 쏙 빠진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수도권에서는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무력감에 수도권에는 여전히 ‘몰림’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역 정가에서는 ‘어차피’ 정치는 모두 중앙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어차피’라는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가 ‘그들만의 리그’를 키워왔다.
그러나 ‘어차피’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방분권도, 지역균형발전도 날개를 달 수 없고, ‘그들만의 리그’를 벗어나기 어렵다.
‘지방 소멸’, ‘국가균형발전’이 지방을 넘어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른 만큼, 지역 정가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칼자루’를 쥘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