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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한가위만 같아라

류용태 대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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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9.01 16: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류용태 대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찌는듯한 무더위도 처서(處暑)를 지나면서 고개를 숙이고 가을이 성큼 왔음을 느낀다. 추석 한가위 목전이다. 올 추석은 유난히도 빨리 찾아오는 듯 하다. 한가위 추석은 팔방 흩어져 있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며 덕담과 함께 성묘하고 음복도 하며 서로의 안위를 달래는 최고의 명절이다. 올 추석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장바구니가 가벼질 전망이다. 금리인상에 월급봉투만 빼고는 모든 물가가 고공행진한다고 아우성이다.무역수지도 적자란다.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하기야 매년 경제가 좋았다는 말을 들은지가 꽤 오래된 거 같다. 90년대 초만 해도 중산층이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중산층이 그리 많지 않은거 같다. 대신에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워딩만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한동안 최고의 인기직종이 공무원이였는데 지금은 기피직군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보수에 업무량도 많아서란다. 가까운 친척중 공직생활을 오래하신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공무원은 봉사자며 청렴결백해야 한다.공직은 명예로 먹고 산다”고, 돈보다는 명예를 애지중지하신 분이다. 전에는 시골 면장만해도 존경을 받고 동네 어른으로 대우를 받곤했다. 지금도 공직생활을 오래 한 분들에게는 국가에서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예전에는 돈과 명예 둘중 하나로 족했는데 언젠가부터 이 둘을 다 가지려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조용히 뒤에 숨어서 기부하고 헌신하는 분들도 적잖이 많지만, 재력을 이용해 이력을 쌓는 이들도 많다. 수년전에 서울 이화여대학생회에서 소위 경영대학원을 폐지하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일년에 수백만원만 내면 경영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다. 정식 학위는 없다, 주로 기업하는 분들이 많은데 학교측에서도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기 때문에 전국 대학 대다수가 이런 대학원을 운영했었다. 신성한 학원에서 돈장사하는 꼴이 되버린 것이다.

대전에서는 기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사업이 잘되는가 싶으면 여기저기 사방에서 덤벼들고 이익에 반하면 흠집을 내기도 했다. 그래서 도산하거나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기업들이 있다는 말을 듣곤했는데, 타지역에 비해 대전의 향토기업이 적은 이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 대전을 대표하는 워딩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성심당이 1위였다.보통 한빛탑 같은 건축물이나 칼국수 등등의 워딩도 있지만 말이다. 성심당이 1위인 이유는 간단하다. 그건 오너가 갖고 있는 인품과 소박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잘아는 형님이다. 오래전에 볼 일이 있어 매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대표가 집무하는 사무실을 겨우 찾았다. 구석 한편에 창고 같은 두평 남짓한 공간에서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성심당은 66년된 기업이다. 지금처럼 대전시민들에게 오랜기간 사랑을 받는 이유는 지역민들과 상생하고 솔선수범한 결과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을 위한 일들도 묵묵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성심당과 같은 좋은 기업이 있어 그나마 대전이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어디선가 숨어서 그늘진 이웃들을 위해 초연히 일하는 자원봉사자분들이 있기에 올 한가위도 풍요로울거란 기대감이 든다. 어렵고 힘든 여건이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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