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더 싼 상품 찾으러 1시간 이상 장을 봐요.”
대전에서 거주하는 주부 박모(56)씨는 고물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장 보는 습관이 바뀌었다. 박씨는 평소 구매해야 하는 코너만 들렸다면, 지금은 세일 코너부터 발길을 옮긴다.
1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동향을 보면 7월 대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를 기록했다.
이렇듯 살벌한 물가에 특가 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 이월 상품 등 세일 상품을 찾는 알뜰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제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의 야채 세일 코너는 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야채들로 채워져 있었고, 20%~50% 할인한다. 세일 코너는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품절됐다.
세일 코너에서 만난 한 자취생은 “배달도 비싸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다. 요리해 먹는 것도 아끼기 위해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주부 민모(57)씨는 “이런 상품들이라도 있어야 숨통이 트인다. 애호박 하나에 3000원이 넘는데 떨이 코너에서 2000원에 구매했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알뜰 쇼핑족이 늘어나는 현상에 여럿 대형마트들도 반값 상품 전쟁에 나섰다.
먼저 홈플러스는 초복 기념 당당치킨을 출시했다. 당당치킨은 6990원 반값치킨으로 열풍이 불어 오픈런까지 생기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롯데마트는 7900원 반값 탕수육을, 이마트는 1만 1980원 모둠 초밥을 선보였다.
대형마트들의 반값 행사는 소비자들의 환호를 받는 반면, 동네 상권들의 질타도 받고 있다.
대전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반값 상품 등 할인 행사 취지는 정말 좋고 이해하지만,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의 매출에 직격탄이다.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