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K-문화가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며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하게 된 이유는 무얼까. 그 해답 중 하나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융합에서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대표되는 온라인 플랫폼은 세계 각국의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초연결 시대를 열었다. 플랫폼 덕에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K-드라마와 K-팝은 문화적 차이와 장벽을 허물면서 세계로 뻗어갈 수 있었다.
K-문화가 보여주듯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플랫폼 생태계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데이터 중심의 초연결-초융합 시대를 얼마만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이 좌우된다.
엑스프라이즈 재단 회장인 피터 다이아맨디스는 일찍이 플랫폼 기반의 산업생태계의 중요성을 예견했다. 그는 저서 ‘볼드’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6D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6D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파괴(Disruption), 착시현상(Deceptive), 무료화(Demonetized), 비물질화(Dematerialized), 민주화(Democratized)를 뜻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기존 산업구조의 창조적 파괴를 촉발하고 기술의 비용을 낮추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누구나 제약 없이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로 혁신한다면 새로운 풍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플랫폼 생태계는 도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산업혁명과 혁신 동력을 창출하는 핵심공간이었다. 1차 산업혁명은 방적산업이 발달한 영국 리버풀과 멘체스터, 2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을 이끈 미국 디트로이트, 3차 산업혁명은 첨단산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촉발됐다. 오늘날 도시는 디지털기술과 융합하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스마트시티로 진화 중이다. 스마트시티는 최첨단 디지털기술을 실증하는 무대이자 6D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생태계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2016년 국가전략기술개발에 CPND 전략을 제안했으며 2018년부터 세종과 부산에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CPND 전략은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준이다. 데이터의 수집과 빅데이터 기반 분석, 학습 등을 위한 콘텐츠 계층, 도시의 다양한 기능에 최적화된 사물인터넷(IoT) 기반 플랫폼 계층, 지연 없는 계측기와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계층, 도시 전체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는 디바이스 계층으로 구성된다. 한마디로 CPND 전략은 모든 데이터와 사물들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플랫폼으로 도시를 재편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시티는 기존 도시 개념을 뒤엎을 정도의 창조적 파괴에 가까운 혁신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스마트시티를 기반으로 혁신기술을 선점하고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도 모든 역량을 모아 스마트시티의 성공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성, 개방성, 민주성이 플랫폼 생태계를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물리적 인프라가 아니다. 삶과 기술, 그리고 데이터가 공유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유기적 인프라다. 누구나 시간과 비용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하여 진화하는 개방형 구조로 만들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K-문화가 이뤄낸 성공을 경험한 바 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K-스마트시티를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이자 신성장 산업생태계 창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