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충남도청 10년 내포문화 돌아보기] 14 . 말이 달리는 모양의 마도, 오징어게임 촬영지로 재조명

바다의 꿈 ②마도-안흥정의 외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2.10.06 10:51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 마도의 해안절벽
▲ 마도의 해안절벽

[충청신문=대전] 안순택 기자 =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섬의 생김새가 말이 달리는 모양이라고 해서 말섬, 마섬으로 불렸던 마도는 섬이되 이미 섬이 아니다.

다리로 이어져 군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섬 둘레가 300m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해안절벽이 눈길을 잡고 해넘이가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섬이다.

해안절벽은 ‘오징어게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백패커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갯바위와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어깨가 닿을 듯이 나란히 서있다.

평온한 섬 풍경과 달리 마도 앞바다, 특히 옛날 마도 앞바다는 아주 거칠었던 모양이다. 2007년 이후 마도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배 4척과 조선시대 배 1척이 나왔지만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도 앞바다에 침몰선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려시대 뱃길로 고려 수도 개경으로 가던 송나라 사신 서긍이 이곳을 지나갔다.

서긍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앞으로는 바위 하나가 바다로 잠겨들어 있어 격렬한 파도는 회오리 치고, 들이치는 여울은 세찬 것이 매우 기괴한 모습이어서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

배들이 감히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암초에 부딪칠까 염려하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조선 초기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예로부터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난행량(難行梁)으로 불렸는데, 조운선이 여러 차례 패몰했으므로 사람들이 그 이름을 매우 싫어하여 안흥량으로 고쳤다.”고 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또 “조선 태조부터 세조까지 60년 동안에만 마도 인근에서 침몰한 배가 200척에 이른다.”고 썼다.

옛 사람들의 불행이 후대 사람들에게 행운이 된 셈인데, 마도 앞바다가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복원하는 유물의 보고임은 분명하다 하겠지만 건져 올린 유물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서긍의 ‘고려도경’에는 주목할 만한 기록이 있다. 마도에 ‘안흥정’이 있다는 것이다. 안흥정은 고려가 중국 사신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설치한 객관이었다. 사신단을 영접하고 연회를 베풀었던 중요한 외교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마도에 안흥정이 세워진 것은 고려 문종 31년(1077년)이다. 안흥정 이전에는 보령 고만도에 객관이 있었다.

‘고려사’에는 “중국 사신들을 맞이하고 보내기에 고만도의 객관은 배가 정박하기에 불편하다.

청컨대 홍주 관하 정해현 땅에 정각을 창건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청을 문종이 받아들여 이름을 안흥(安興)으로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서긍은 안흥정의 위치가 마도라고 했지만 조사 결과 마도가 아니라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그 위치가 “해미현의 동쪽 11리”라고 했는데, 그 위치에 건물 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안흥정의 추정 건물 터는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 한서대학교 부근의 신선봉 능선 정상부에 위치한다.

안흥정에 외국 사신만 머물렀을까. 아마 무역선들도 이곳에서 쉬어 갔을 것이다. 안흥정은 내포 앞바다가 고대의 중요한 무역항로였음을 웅변한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온 뱃길은 수도 개경에서 가까운 예성강 하류의 벽란도에서 흑산도를 거쳐 중국 명주로 가는 남선항로였지만 안흥정을 거치는 뱃길이 그 길 하나뿐이었을까. 마도 앞바다에서는 송나라뿐아니라 원나라, 청나라 때의 중국도자기도 발굴됐다.

내포 앞바다는 한국의 서남해와 동해를 잇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중국해와 일본으로 이어지는 해양무역네트워크의 중요한 핵심루트였던 것이다. 마도는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연안 바다에 머물지 말고 세계로 나가라.

▲ 마도에서 본 해넘이
▲ 마도에서 본 해넘이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