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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10년 내포문화 돌아보기] 16. 독일 개신교 선교사가 첫 발을 내디딘 보령시 고대도

바다의 꿈 ④고대도-개신교 첫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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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0.11 06:30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 고대도

[충청신문=대전] 안순택 = 내포 해안은 해안선 847㎞에 유인도 35곳, 무인도 212곳 등 섬이 247곳에 달한다. 그 길이만큼, 섬의 수만큼 세계로 열려있는 셈이다.

그러니 열린 세계에서 내포를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1832년 보령시 고대도를 찾아온 외국인들이 있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고대도에 닿는다. 선착장에서 내려 마을로 가는 길 오른쪽을 마을입구, 왼쪽은 해안길이다.

▲ 칼 귀츨라프
▲ 칼 귀츨라프

갈림길에 섬 둘레길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서있다. 둘레길 1코스는 선착장을 출발해 고대도선교센터-칼 귀츨라프 해양역사전시관-고대도교회-해안길-칼 귀츨라프 기념공원-선바위로 이어진다.

온통 칼 귀츨라프다. 칼 귀츨라프? 이 섬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인 듯한데, 그는 누구일까.

1832년 7월 25일 고대도에 서양 선박 한 척이 닻을 내렸다. 로드 암허스트호였다. 귀츨라프는 이 배의 의사 겸 통역사였다.

그는 목사이자 선교사이기도 했다. 독일 선교사로 개신교 선교사로는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첫 사람이 바로 그다.

귀츨라프는 조선 방문을 ‘극동항해기’에 상세히 기록했다.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모리슨(R. Morrison)과 만났고, 그의 주선으로 동인도회사 무역선 로드 암허스트에 선의 겸 통역으로 승선할 수 있었다. 동방 선교라는 평생 꿈을 펼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조선 땅을 밟은 것은 그해 7월 17일, ‘창산(chawang-san)’이었다. 장산곶 또는 몽금포 앞바다로 추정되고 있다. 로드 암허스트호의 선장 린제이는 이곳에서 조선 국왕에게 통상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전하려 했다.

이것이 조선에 문호개방을 요구한 첫 사건이다. 관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떠나야 했다.

남쪽을 향한 배는 21일 외연도, 22일 녹도를 거쳐 25일 한 섬에 닻을 내렸다. 귀츨라프는 그곳을 ‘강경(gan-kyeung)’이라고 적었다.

고대도의 시그니쳐 선바위
▲ 고대도의 시그니쳐 선바위

순조실록 32년 7월 21일자를 보자.

‘공충감사(公忠監司) 홍희근(洪羲瑾)이 장계에서 이르기를, “6월 25일 어느 나라 배인지 이상한 모양의 삼범죽선(三帆竹船) 1척이 홍주(洪州)의 고대도(古代島) 뒷 바다에 와서 정박하였는데, 영길리국의 배라고 말하기에 지방관인 홍주목사 이민회와 수군우후 김형수로 하여금 문정(問情)하게 하였더니….”

강경이 아니었다. 고대도였다. 영길리국이면 잉글랜드 즉 영국 배였다.

이곳에서 선장 린제이는 찾아온 관리들에게 통상을 청원하는 편지와 왕 순조에게 진상품으로 지도, 천문과학도서와 망원경, 모직물, 유리그릇과 한문으로 된 신구약 완역 성경 ‘신천성서’ 등 26종의 서적을 전달했다.

귀츨라프는 성경을 전달하는 것을 보면서 “국왕이라 하여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귀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라고 감격했던 것이다.

조선 조정의 답장을 기다리며 귀츨라프는 먹을거리가 변변치 못한 주민들에게 감자를 나눠주며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쳤고 야생포도에서 포도즙을 짜는 방법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고대도와 원산도를 오가며 선교에 나선다. 성경을 나눠주었고 짧은 기간이지만 한글 자모를 배워 주기도문을 번역하기도 했다. 이 주기도문을 전도지에 담아 선교했던 것이다.

귀츨라프는 항해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받겠다는 사람에게는 전도지를 곁들여 복음서를 주었는데 그들은 관심을 가지고 보겠으며 잘 간수하겠다고 했다.

나를 슬프게 한 것은 관리들이 책이나 그 외 무엇이든지 받으면 안 된다고 금지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이미 많은 관리와 서민들이 생명의 말씀을 받았다.”

개신교 첫 복음의 씨앗이 이 땅에 뿌려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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