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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10년 내포문화 돌아보기] 17. 독일 선교사 포교 이후 150년 지나 고대도교회 설립

바다의 꿈 ⑤고대도-기독교 첫발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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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0.12 10:04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 고대도 교회
▲ 고대도 교회

[충청신문=대전] 안순택 기자 =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 고대도. ‘고대’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섬이다.

마한 때부터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고 하고 그 먼 옛 사람이 살던 집터가 많다고 해서 ‘고대도’, ‘고담’이라고 불렸다.

고대도는 최근 충남도가 야심차게 내놓은 ‘원산도 오섬 아일랜즈(Awesome Islands)’에 포함됐다. 치유 아일랜드로 개발된다, 물속이 환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한 청정해역과 잘 어울린다 싶다.

충남에서 원산도 삽시도 장고도 다음으로 큰 섬이지만 마을은 하나뿐이다.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눈에 확 띄는 건물이 교회다.

고대도교회는 귀츨라프 선교사가 고대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지 150년이 지난 1982년 설립됐다. 2001년 제86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에서 귀츨라프 선교사 기념교회로 지정됐고, 2003년 10월 24일 기념교회 기공예배, 2005년 4월 19일 헌당예배를 가졌다.

귀츨라프는 독일 프로이센제국 프리츠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베를린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동양 선교에 헌신하기로 마음먹고 네델란드 선교회에 들어가 파견 선교사로 인도네시아, 싱가폴, 태국, 중국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 귀츨라프와 로도 암허스트호
▲ 귀츨라프와 로도 암허스트호

1832년 로드 암허스트호를 타고 고대도에 온 것은 2차 선교여행이었다. 오래 머물지도 못했다. 순조 정권은 로드 암허스트호의 통상 요구를 거절했고 정박한지 20일 만에 떠나야 했다.

귀츨라프는 떠나면서 항해기에 이렇게 소망했다.

“조선에 뿌려진 하나님의 진리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사라질 것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주님께서 예정하신 때에 푸짐한 열매를 맺으시리라.” 그 소망은 이뤄졌다. 그는 또 이렇게 썼다.

“가장 낮은 서민들도 글을 읽을 줄 알고 좋아하는 것을 볼 때 아주 재미있었다.”

귀츨라프는 주기도문을 한문으로 쓰자 한국인 ‘양이(yang-yih)’가 이를 한글로 번역했다고 적고 있다. 그는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조선에 독자적인 한글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해 한글을 기꺼이 배웠다.

1832년 11월 ‘중국의 보고’라는 선교잡지에 ‘한글에 대한 소견’을 발표해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

귀츨라프는 이 글에서 한글이 “완전한 표음문자이며 글자의 짜임새가 매우 간단하면서도 착상이 교묘하다”고 썼다.

비록 20일간의 선교였지만 귀츨라프는 한국 기독교 역사의 첫 머리에 이름을 새긴다. 공식적으로는 우리나라에 선교사가 입국해 활동한 것은 1884년 9월 알렌 선교사이다. 그 다음은 연세대를 설립한 언더우드, 배재학당을 설립한 아펜젤러 선교사가 입국해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했다.

이들보다 앞서 1866년에 영국의 토마스 선교사가 대동강 물을 거슬러 평양에 들어갔으나 땅도 밟지 못하고 배가 불타면서 관군에게 붙잡혀 참수형을 당했다. 귀츨라프의 선교는 토마스 선교사보다도 34년, 알렌 선교사보다 52년이나 앞선 것이다.

▲ 고대도 입구. 고대도임을 알려준다
▲ 고대도 입구. 고대도임을 알려준다

한국 기독교가 고대도에서 첫 발을 내디뎠던 것이다.

린제이 선장은 무관 김형수가 청원서와 선물을 돌려주었으나 받지 않고 그대로 둔 채 떠났다. 성경은 한양으로 보내지지 않았고 그 경위만 보고됐다.

이 사실을 들어 귀츨라프의 성경이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전래된 성경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귀츨라프보다 앞서 이 땅에 들어온 성경이 있었다. 귀츨라프보다 16년이 앞서 이 땅을 밟았던 성경. 그곳은 서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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