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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10년 내포문화 돌아보기] 20. 음력 2월 보름이면 풍어당제 올리는 보령 외연도

바다의 꿈 ⑧풍어의 신-전횡 장군·임경업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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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0.16 16:39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 지난해 열린 외연도 풍어당제, 김동일 보령시장이 제주를 올리고 있다. 외연도 풍어당제는 마을의 안녕과 풍어, 뱃길 안전을 기원하는 민속행사다.
▲ 지난해 열린 외연도 풍어당제, 김동일 보령시장이 제주를 올리고 있다. 외연도 풍어당제는 마을의 안녕과 풍어, 뱃길 안전을 기원하는 민속행사다.

[충청신문=대전] 안순택 기자 = 보령시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짙은 해무를 지나고 나서야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로운 섬, 외연도는 음력 2월 보름이면 풍어당제를 올린다.

풍어당제는 전횡 장군 사당에 위패를 모시고 제를 올리는 당제로 시작하는데, 당제를 지내는 동안 당주는 일절 말을 해서는 안 되고 위패에 한복 3벌을 걸치며 ‘지태’라고 불리는 소를 제물로 올리는 점이 독특하다.

당제의 주신 격인 전횡 장군은 2천 년 전 중국의 실존인물이다. 한나라 유방과 같은 시대 사람으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따르면 제나라 재상을 거쳐 마침내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제나라가 망하자 절개를 굽히지 않고 군사 5백여 명을 이끌고 바다 가운데 섬에 들어가 은거했다.

한나라가 그를 부르자 “유방의 사람이 될 수는 없다”며 스스로 목을 베었으며 5백 군사도 그를 따라 자결했다고 한다.

중국의 산둥성 지모시에 있는 전횡도에 은거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곳에 5백 군사의 무덤이 남아있기도 하다.

하지만 외연도 사람들은 전횡 장군과 5백 군사가 은거한 섬이 외연도라고 믿는다. 섬에 정착해 당산 숲과 상록수림에 동백나무를 심었으며 주민들이 기근에 시달리자 지나가는 배를 부채바람으로 돌려세워 배에 실린 군량미로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은혜를 베풀었다고 한다.

이렇게 전횡 장군은 외연도에서 수호신이 됐다. 서해안 인물 신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모셔진 풍어의 신이기도 하다.

▲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황도붕기풍어제. 임경업 장군의 깃발을 앞세운 행렬이 본굿이 열릴 제당을 향해 가고 있다.
▲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황도붕기풍어제. 임경업 장군의 깃발을 앞세운 행렬이 본굿이 열릴 제당을 향해 가고 있다.

여름이면 온통 누런 보리밭으로 변한다는 태안군 안면읍 황도. 황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풍어제를 연다,

황도붕기풍어제다. 옛날 안개가 자욱한 어두운 밤에 출어한 황도 어선들이 항로를 잃고 표류할 때 지금의 당산(제당이 있는 곳)에서 밝은 불빛이 비춰 모두 무사히 귀항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자신들을 보살펴준 신성한 곳이라 하여 불빛이 나온 자리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모신다.

‘붕기’란 많은 고기를 잡은 만선의 배에 다는 기다. 붕기에 신의 영험을 담아 풍어를 기원하는 것이다.

정월 초이틀 소를 잡아 피고사를 지내는 세경굿을 마치고 마을을 지나 본굿이 열리는 제당으로 가는데 이 행렬의 맨 앞에 임경업 장군을 그린 커다란 깃발이 선다.

임경업 장군, 출처-문화원형백과
▲ 임경업 장군, 출처-문화원형백과

황도붕기풍어제의 주신은 임경업 장군인 것이다. 충주에서 태어나 조선 중기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 임경업 장군이 맞다.

임진왜란 때 도움을 준 명나라에 의리를 지키며 청나라에 굽히지 않았으며 조선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백성의 신망을 받았고 명의 군사와, 청의 군사에도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역모의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다 세상을 떠났다.

연평도에는 임 장군의 전설이 있다. 임 장군이 병자호란 때 볼모로 잡혀간 세자를 구하기 위해 청나라로 가다가 식량이 떨어지자 연평도에 배를 대고 얕은 바다에 가시나무를 촘촘히 박아 조기를 잡는 어살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전설을 바탕으로 연평도에서 임 장군은 조기의 신, 풍어의 신이 됐다. 연평도의 신이 내포 바다까지 영험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임경업 장군신의 확산 과정과 이유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내포 바다의 북쪽은 임경업 장군이, 남쪽은 전횡 장군이 바닷사람들을 지켜주고 있는 셈이다.

이들 바다의 신들이 힘을 모아 내포 바다의 꿈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엘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은 ‘바다에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미래 식량, 에너지, 무억, 레저 등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바다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내포 바다가 앞장서기를 바란다. 미래를 이끌어가기 바란다. 내포 바다는 충남의 바다요, 충청의 바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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