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김의영 기자 = #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장모(33)씨는 지난해 1억 9000만원의 변동금리 전세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지속되는 금리인상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출받을 당시의 월간 이자는 30만원대였지만, 현재 60만원 후반대로 증가했다. 연간 납부하는 이자만 800만원 중반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장모씨는 “변동금리가 더 싸서 했던건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이자만 오르면 어떻게든 감당하겠지만 모든게 다 오르는 시대에 지금 월급으로는 여윳돈도 안남는다”고 토로했다.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은 2030세대들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51조 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특히 전세대출 연령별 차주 구성을 보면 2030세대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차주 수는 30만 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 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20~30대 전세대출 잔액은 93조 9958억원으로 전체의 55.6%를 기록했다.
대전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상할테지만, 예·적금 금리가 오르는 만큼 은행의 조달비용도 커지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연동해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생법원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2030세대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는 동시에 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의 거주 불안도 현실화 되고 있다.
은행에서 전세대출 상담을 받은 김모(30대)씨는 “상담을 받아보니 이 정도 이자를 감수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전세로 꼭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졌다”며 월세살이를 고민하고 있었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월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임대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돼 월 임대료 역시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출은 최대한 줄이고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적극 활용한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