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전역 동쪽에 위치한 소제동에는 소제호(蘇堤湖)라는 크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다.
1927년에 호수를 매립하면서 전통적인 풍광은 사라지게 됐고 이곳은 대전의 전통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과정의 기록들을 간직한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박정일 작가는 소제동이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회복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적 재생에만 비중이 높아져 관광객을 위한 관광 명소로만 활성화되고 지역 주민들의 거주환경은 심각하게 위협받는 점에 집중했다.
현재 소제동은 방치된 철도관사와 빈집, 관리되지 않은 골목길과 위험해 보이는 담장,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주민들의 휴게 시설, 커뮤니티 공간, 생활 인프라부족 등 거주환경에 대한 문제점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지역의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한다는 것은 그것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까지 지켜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소제동을 기록하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이미지 속의 의도된 빨강, 파랑, 노랑의 장막들은 사물의 감각을 활성화하면서 현재의 시간을 그리고 상상의 마음은 또 다른 경계의 너머로 도시재생을 전이시킨다"고 했다.
한편 박정일 작가는 2019년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부산의 개발로 사라지는 홍티마을과, 경주 천북의 나환자 한센인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