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긴 겨울나기를 위한 ‘김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맘때가 되면 큰 대야 앞에 둘러 앉아 배추를 절이고 고춧가루를 풀며 한바탕 소란통이 벌어진다.
대형마트에 놓여있는 포장 김치가 더 간편해도, 애써 고된 일 하기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전통시장도 오랜만에 활기차다.
시장 상인들은 “김장철이 그저 반가울 뿐이다”, “날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등의 행복한 웃음을 터트린다.
김장의 미학으로 웃는 이들은 상인뿐만이 아니다.
김장을 위해 오랜만에 방문한 할머니 댁, 동네 이웃들이 한데 모여 100여 포기에 가까운 김치를 담갔다.
넉넉히 담근 김치를 수육 한 점에 올려 함께 나눠 먹고 멀리 도시에 있는 자녀에게도 보내며 가정 곳곳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김장 문화가 사라지는 세상이라지만 가족들이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다보면 노동의 고통보다 기쁨이큰 모양이다.
지역 기업들도 소외계층 돕기를 위한 김장담그기 봉사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는 유난히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겹친 ‘3고’악재로 서민들의 심리적 추위는 더욱 매섭다.
‘김장과 수육의 미학’이 경기침체로 고통 받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나눔을 확산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