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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A형 독감, BQ.1,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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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1.24 13: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11월이 되면서 필자가 강의하는 교과목의 분반들은 A형 독감과 일반 감기, 코로나19 환자가 동시에 발생하여 결석률이 30% 이상이 되었다. 어떤 과는 전체 학생 중 A형 독감에 걸려 17명이 자가격리 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A형 독감 격리기간은 일반적으로 증상이 시작된 날로부터 5일, 해열 후 2일 정도 된다. 특히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에게 A형 독감이 많이 번지고 있고, 이에 따라 대학의 학사팀에서 A형 독감 발생 학생에 대한 공결 신청이 많다고 전체 교직원에게 공지 메일을 보냈다.

필자의 경우 2학기가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공지 사항으로 수업 참여 시 KF94 마스크의 의무 착용과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있으면 문자로 통보하고 수업에 참석하지 말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수업 내용은 원격교육시스템에 있는 그 주의 강의 내용을 학습하고, 과제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해 주겠다고 하였다.

지난 1학기 때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의 대유행으로 필자가 강의하는 분반의 학생 중 60% 이상이 감염되어 고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2학기에 코로나19의 감염을 조금이나마 예방해보고자 하는 생각에 처음 시도해 보았다. 요즘 강의 시간에 코로나19에 아직 걸리지 않은 학생을 조사해 보면 약 20~30% 정도 나온다. 물론 이 학생들의 보호와 이 학생들이 집에 갔을 때, 그 가족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경우, 이분들을 조금이나마 보호해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의 경우 필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자면 코로나19 유사 증상으로 아파서 결석하겠다는 핸드폰 문자 통보를 수업 시작 1분 전에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몇몇 학생은 너무 자주 아프다. 이번 주가 2학기 개강 후 12주차이다. 지난 12주차 동안 4번 이상 아파서 결석한 경우가 20% 정도 된다. 물론 정말 아파서 문자로 통보해 주는 때도 있겠지만, 늦잠을 자서, 강의에 참석하기 싫어서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강의 시간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문자를 주고 결석해도 된다고 말하고, 학생들이 주는 문자는 의심하지 않고 학생들을 믿는다고 말한다.

필자가 담당하는 교과목은 8주차 중간고사가 끝난 후 팀 프로젝트로 수업을 운영한다. 필자의 팀 프로젝트 강의는 강의 시간에 3~4명 정도 팀을 만들고, 생활 속에 생기는 문제나 게임 등을 스크래치(Scratch)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로 7주 동안 프로그램을 만든다. 스크래치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는 초·중학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이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의 문제해결 기반의 수업에서 많이 사용된다.

필자가 팀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할 때 지난 3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학생들의 건강이다. 팀 프로젝트로 수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A형 독감, 일반감기 등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교과목에서 학생들은 팀 프로젝트로 수업이 운영되는 기간에 팀별로 모여 자료도 같이 찾고, 토론하고, 결과 보고서도 같이 작성한다. 따라서 학생 개개인의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인위생도 중요해 수업 시간 전, 공지 사항에 KF94 마스크를 꼭 쓰고 들어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강의 참석에 제한받는다.

필자의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9주차부터 팀 단위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지 계획서를 작성한 다음 팀별로 계획서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다음 주까지 팁별 1차 보고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끼리, 교수와 학생의 밀접한 접촉이 생겨 코로나19나 A형 독감, 혹은 일반 감기에 걸릴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종강하려면 약 4주 정도 남았다. 그동안 큰 문제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학기를 마쳤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A형 독감이나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에 학교에서 퇴근 후 집에 가니 아내가 “셋째가 학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옆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던 친구가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아이와 점심시간에 마스크를 벗고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참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어떤 부모이길래 코로나19에 확진 가능성이 있는 아이를 학교에 보낸단 말인가? 그렇다고 아이를 혼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셋째도 같이 점심을 먹은 친구가 확진자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필자의 셋째는 30주 만에 태어난 아이로 호흡기계통이 약하다. 따라서 감기에 걸리면 다른 아이들보다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아 셋째가 다니는 동네 소아청소년과나 대학병원에서 많이 신경 쓰고 있는 아이 중의 하나이다.

화요일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으므로 최소 3일이 경과 한 후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나타나므로 금요일까지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셋째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셋째는 코로나19의 감염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13일 미국의 건강 의학 포털인 웹엠디(WebMD)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새로운 아 변이인 BQ.1과 BQ.1.1이 미국 내 우세 종이 됐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BQ.1과 BQ.1.1 감염 비율은 49.7%로 추정했다. 이것은 일주일 전 39.5%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며, 약 한 달여 만에 무려 5배로 급증한 수치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Q.1과 BQ.1.1 감염자가 신규 확진자 2명 중 1명꼴에 달하는 것이다. 이들 변이는 BA.5 변이보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럽의 보건당국은 이들 변이가 사람의 면역 체계를 일부 회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이맘때쯤 우리는 델타 변이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이에 코로나19 환자가 감소세를 보여 많은 이들이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11월이 되면서 오미크론이 출현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유행이 5개월 주기로 정점에 이른다고 가정하면, 올해 11월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학자들은 예견하고 있다. 최근 1~2주 사이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BQ.1, BQ.1.1 변이가 7차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의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지난주보다 많아졌다. 지난주는 4만~5만 명 사이였는데, 이번 주는 7만 명을 넘어섰다. 어쩌면 7차 대유행의 시작일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개인위생에 철저히 하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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