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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중고제 중흥 선포의 의미

최혜진 목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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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1.28 12: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최혜진 목원대 교수
대한민국은 문화선진국이다.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선도의 배경에는 우리 민족이 가진 문화적 저력과 훌륭한 민족성이 있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미 세계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국가이면서, 전통유산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전승을 하는 문화민족이기 때문이다. 수천 년간 이 땅위에서 산 선조들이 이루어놓은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예술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 중이다.

2001년 유네스코에 의해 인류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현재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목은 20여 개에 이른다. 종묘 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 단오제(2005),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2009), 가곡, 대목장, 매사냥(2010),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남북공동, 2018), 연등회(2020)가 그것이다.

종묘제례악의 장중하고도 신비스러움, 판소리의 경쾌하고 즐거운 인생 묘사, 강릉단오제의 관민화합과 통쾌한 풍자, 강강술래의 아름답고 아름다운 여성, 남사당놀이의 기발한 재주와 웃음과 신명, 영산재와 제주칠머리당영등굿에서 벌어지는 신과 인간의 퍼포먼스… 더 이상 길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무형유산들 속에서 삶과 눈물과 웃음과 신명과 한과 화합과 멋이 폭발함을 느끼고 감동할 수 있다. 우리 민족들은 어찌 이런 예술을 만들어왔단 말인가 하는 경외감이 샘솟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모르는 것이 바로 무형문화유산이다. 형체가 없기 때문에 구전으,로 관습으로, 기술로 이어져 내려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모두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무형문화유산은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인간과 주변 환경, 자연의 교류 및 역사 변천 과정에서 공동체 집단을 통해 끊임없이 재창조 되며, 공동체 집단에 정체성 및 지속성을 부여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나아가 문화 다양성 및 인류의 창조성을 증진시키며, 공동체간 상호 존중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지역의 연원과 역사를 웅변해주면서 그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무형문화유산은 우리가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안에 바로 충청의 문화예술 ‘중고제’가 있다. 지난 11월 19일 공주에서는 제1회 중고제축제의 일환으로 중고제 중흥 선포식이 있었다. 충청의 명인 명창들의 위패를 모시고, 그간 우리가 제대로 몰랐던 예술인들을 기리는 추모제도 있었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의 문화재단이 함께 하고 충청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며 맥을 이어가는 민간단체가 함께 모여 뜻깊은 협력을 약속했다.

중고제는 단순히 충청지역의 문화유산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우리 한국문화예술의 원류이자 뿌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판소리나 산조, 춤, 기악의 명인 명창들이 ‘시초’라는 역사성을 가지고 창조적으로 활동했던 터전이었다. 이러한 문화의 맥을 이어받아 다시금 충청은 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새로운 문화창조의 시대를 열어야 할 시점에 있는 것이다.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시대가 되었다. 아주 작은 마을에서 유래된 의미있는 문화가 공동체를 넘어 세계로, 세계를 넘어 다시 한국으로 순환되는 시대인 것이다. 중고제를 중흥한다는 것은 이러한 충청의 예술을 다시금 복원하고 이 지역 예술인이 그 맥을 이어받아 새로운 충청문화를 만드는 일과 함께 하는 것이다. 중고제축제를 기회로 범충청권 예술인들이 협력하고 새로운 계기로 도약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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