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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K-붕어빵과 K-스마트시티’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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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2.01 14: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길거리에 붕어빵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니 겨울이 찾아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붕어빵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이다. 최근 붕어빵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K-푸드에 이어 K-디저트가 인기를 얻으며 LA 한인타운에서 붕어빵을 찾는 카페와 고객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처럼 붕어빵이 K-디저트로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누텔라와 애플망고, 치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현지의 취향과 입맛을 고려한 표준화된 레시피를 개발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스마트시티도 표준화 측면에서 붕어빵과 같은 관점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시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지자체별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K-스마트시티의 모델을 정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도시 전반의 체질을 재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를 구성하는 인자는 다양하고 복잡하며, 첨단 기술과 시설 등은 아직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스마트시티의 창조적 확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표준화는 스마트시티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전 세계 모든 도시에는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을 담당하는 기반시설이 있다. 도시의 빠른 확장을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국내는 규정, 지침, 기준 등으로 어느 정도 규격화가 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의 표준으로는 스마트시티와 같이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도시 패러다임을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특히, 스마트시티는 전 세계가 경쟁하는 새로운 시장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 한정된 표준으로는 K-스마트시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스마트시티의 사회간접자본은 모두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준과 규격으로 조성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붕어빵이 현지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해 새로운 레시피의 표준화를 이룬 것처럼, 새로운 기술 개발과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지역적 맥락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시티의 표준을 주도해 가야 한다.

K-스마트시티의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뜨겁다. 정부는 지난 10월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스마트시티 수출 의지를 밝혔다. 국토부는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공동으로 11월 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사우디 로드쇼를 개최하여 스마트시티 기술을 홍보하기도 했다. 스마트시티는 선도국이 아직 없는 미개척 분야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한다면 대한민국은 도시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 정립을 주도하는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선점한다는 것은, 국내 스마트시티 조성실적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됨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 기업과 기술이 전 세계 도시 곳곳에 진출하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며, 이는 다시 기술개발 투자 확대와 기업 경쟁력 상승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시티 국제표준은 이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다. 아직 뚜렷하게 확정된 국제표준이 없기에 지금이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는 적기이다. 근래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스마트시티의 글로벌 표준 주도를 핵심 아젠다로 삼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K-붕어빵처럼 K-스마트시티가 전 세계에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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