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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인성교육의 회복 및 강화가 답이다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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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2.13 13: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얼마 전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원능력개발평가 과정에서 입에 담지 못할 성희롱적 내용을 작성한 사례가 보도돼 교육계에 또 한번 충격을 안겨 줬다. 이러한 사례가 수일간 보도되면서 차제에 교원평가를 폐지 또는 개선해야 한다는 교직단체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학생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언행을, 그것도 교원능력개발평가라는 공적인 창구를 통해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버젓이 행하는 학생들 앞에 교사들의 자존감과 사기는 한없이 저하되고 있다.

이는 입시위주의 지식편중교육, 현대사회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만연, 갈수록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양상,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 등이 증폭되면서 교원에 대한 존경이 약해지고 인성교육이 땅에 떨어진 탓이리라. 이에 인성교육진흥법까지 제정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인성교육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신뢰, 공정, 용기, 정직 등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는 교육의 기초, 기본이 되는 것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공감, 감정조절,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해결 등을 중시하는 사회성교육 및 감성교육의 내용까지도 포괄하는 기본적 교육 내용이자, 유·초·중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더 나아가 삶의 전 과정에서 중히 다룰 핵심 가치이다.

이제까지 해오듯 교육과정에 인성교육이나 사회성 및 감성교육을 명시하고,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작금의 인성교육이 회복될 것 같지 않다. 지금부터는 교육의 최우선을 인성교육에 두고 교원에 대한 관련 연수를 강화하고, 특히,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직·간접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에 학교와 지역사회는 물론 범정부적인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초․중․고 학교별로 지자체와 대학, 향교 등 지역의 유관 단체들과 연계하여 실천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정기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인성교육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밥 먹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잠자는 시간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 사이버공간에서 보내는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학교에서의 명시적 교육만으로는 인성교육에 한계가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대면 직접 교육의 시간보다 온라인 원격교육에, 마스크로 가려진 채 친구의 진면목을 전부 바라보지도 않고 생활해온 우리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의 강화는 이즈음에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10월 관내 중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바람길 소풍이라는 주제로 강경근대문화거리를 탐방하고, 지역내 문학관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그림책(오늘 상회)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사제동행 독서문화기행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며 인문학적 소양과 학습역량을 키운 바 있다.

학생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발휘해 독서기행 코스를 설계하고, 독서기행 전 과정에서 느낀 삶의 성찰을 포토에세이로 작성하는 활동을 통해 교실 밖에서 또래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인성과 사회성을 만들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체험에 제약이 많은 때일수록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이 실질적인 인성교육의 방법이 아닌가 한다.

또 11월에는 서부 관내 51개 중학교 학생회장단이 모여 ‘상생과 협력, 함께 누리는 안전한 학교 문화 만들기’라는 주제로 학교폭력 예방, 교내쓰레기 문제 개선, 청소년 일탈 문제 등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사례와 아이디어를 나누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인성교육의 중요한 방법이자 핵심이 바로 현장에서 생생한 현실을 체험하며 자기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정립하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활동이야말로 의미깊은 인성교육의 일환이리라.

한편으로는 어찌 됐든 도덕과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교육을 통해 인성교육과 사회성 감성교육이 더 강조돼야 함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면에서 그동안 6차 교육과정 이후 수년간의 교육과정 개정을 거듭하며 시수 축소를 통해 경시돼온 도덕과 교육을 이제 다시 회복 및 강화할 때다.

또한, 무엇보다 인성교육의 회복과 강화의 출발은 교원의 자긍심 회복에 초점을 둬야 한다. 선생님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교수학습 지도와 생활지도에 임하게 될 때 학생의 바른 인성 함양과 그에 기초한 창의인재 함양 등 학교교육력은 제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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