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지역 기업에 ‘인력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은 채용은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으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업종도 다양하다. 지역 내 대기업부터 뿌리산업까지 업종과 나이·규모를 가리지 않고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감원 바람은 금융권에서 시작해 지역 제조업, 유통업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먼저 올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약 2400명이 희망퇴직 방식으로 직장을 떠나게 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만40세 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고 규모는 약 500명으로 지난해(427명)보다 다소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직급은 관리자, 책임자, 행원급에서 각각 1974년,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지역 A대기업도 이달 한시적 명예퇴직을 추진했다.
조직 및 시스템 효율화에 따른 근무환경 변화로 유휴 인력이 증가하며 한시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 신청 자격은 근속기간 20년 이상, 잔여 정년 기간 1년 이상인 자가 대상이다.
지역 B건설업도 현재 희망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사 중에서는 신규 사업 축소와 비용 절감을 추진하며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자재가 상승, 임금인상 등 내년은 올해보다는 더 어려울 것으로 판단,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어렵다보니 내년, 내후년 경기불황을 대비하기 위해 지역 기업들은 경영 확장을 스톱하고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30인 이상 기업 2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했거나 초안을 짠 기업 중 22.3%가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했다.
긴축 경영을 택한 기업 중 72.4%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 전사적 원가 절감을 택했다. 인력 운용 합리화(31%)와 유동성 확보(31%)도 뒤를 이었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는 “고용이 대표적인 경기 후행 지표다. 일부 업종은 줄폐업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력이 대규모로 쏟아지면서 고용 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