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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불편한 진실,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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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1.12 13:5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1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이 되었고, 지금은 7차 대유행기를 거치며 계속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초·중·고·대학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네 차례나 개학이 연기되었다가 2020년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을 통해 원격교육을 시행하였다.

지난해 12월 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고생 수학교육 실태 및 개선 방안 탐색: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2020년 이후 2년간 실시된 온라인 수업에 대해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해 9월 7일~21일 사이 전국의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 82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고, 전체 응답자의 86.4%(715명)는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들은 원격수업이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로 첫째, 학생들이 집중하기 어렵다(78.0%). 둘째, 학생들이 모르는 것을 교사나 다른 학생에게 바로 질문할 수 없다(12.3%). 셋째, 수업 활동이 다양하지 않다(5.0%) 등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참여한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들의 90% 이상은 코로나19와 비대면 수업 때문에 수학 학업성취도가 하락하고, 수학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집중력도 떨어졌다고 응답하였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수학 과목에서 ‘보통 학력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중학교 47.4%, 고등학교 51.8%였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비대면 수업 시작 이후인 2021년에 수학 과목의 ‘보통 학력 수준’ 학생은 중학교 39.3%, 고등학교 26.4%로 줄었다.

참고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업성취도평가는 준거참조평가로 학생에게 교과별 성취 수준을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로 제공한다. 이때, 우수학력은 80% 이상, 보통학력은 50% 이상~80% 미만, 기초학력은 20% 이상 50% 미만, 기초학력 미달은 20% 미만을 가리킨다. 이것을 100점을 만점으로 환산하면 20점 미만일 때 기초학력 미달 수준이 된다. 그리고 이 기간에 코로나19로 인해 수학 교과의 사교육이 늘었다고 89.4%의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들이 응답하였다.

필자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하였다. 충청남도 초·중·고등학교 교사 529명을 대상으로 원격교육에 대한 인식, 학교 현장은 원격교육을 어떻게 하였는지 등의 실태, 원격교육을 운영하기 위한 교사의 역량을 조사하여 학교 현장에서 원격교육의 안착을 위한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필자의 연구에 교사 529명 중 초등학교 교사 178명(33.6%), 중학교 교사 215명(40.6%), 고등학교 교사 136명(25.7%)이 참여하였고, 조사 기간은 2022년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인터넷을 통한 전자설문조사를 하였다.

비록 필자의 연구는 조사 대상의 범위가 충청남도 교사 전체가 아닌 일부로 제한적이고, 설문 결과를 일반화하기에 미흡한 면이 있지만,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원격교육 인식(2.61점, 100점 환산점수 52.2점)과 실태(2.97점, 100점 환산점수 59.5점)의 전체 평균은 낮은(<3.0) 수준으로 나타났고, 원격교육 역량(3.74점, 100점 환산점수 74.78점)의 전체 평균은 보통(≧3.0) 수준으로 나타났다.

COVID-19의 대유행 이후 현장 교사들은 초·중·고에서 시행된 원격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발생하였고, 원격교육은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줄여주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원격교육의 선호도 역시 매우 낮았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의 원격교육 효과(p=.011)와 중요도(p=.000)는 다른 학교급의 교사보다 평균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원격교육을 위한 콘텐츠 제작과 학생평가, 학생 관리와 원격교육 환경에서 다른 교사와 네트워크 협력의 평균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원격교육의 역량 증진에 대한 연수나 경험을 통해 원격교육 역량을 갖추고 싶다고 생각(3.94점)하고 있지만, 막상 원격교육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의 참여(3.63점)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첫째, 질적인 교사 연수와 컨설팅이 필요하다. 교사의 의견을 반영한,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온라인 교육 방법, 디지털 교수 매체 사용법, 콘텐츠 제작과 관리,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연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신규 임용 교사와 온라인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를 위한 컨설팅 교사 인력풀을 만들고, 이들을 위한 주기적 혹은 상시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

둘째, 이미 사교육 업체에서 반영하여 시행하고 있는 원격교육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연계이다. 원격교육에서 학생 맞춤형 문제 은행, 학생이 문제를 풀었을 때 걸린 시간, 정답률과 오답률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오답이 잦은 과목과 문제 영역, 유형 등을 세밀히 파악하여 학생 맞춤형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학생 리포트가 자동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학생들은 진단평가, 맞춤 학습 추천, 성취도 평가, 취약 학습 추천, 1:1 맞춤 첨삭 등을 통해 원격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사범대 교육과정에 원격교육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사범대 교육과정에 원격교육 교과목을 개설하여 예비교사들이 원격교육의 이론적인 내용과 실습을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원격교육과 관련한 네트워크 교육도 필요하다.
넷째, 학내망의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 원격수업의 형태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이 있다. 교사와 학생이 웹캠을 활용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진행하는 쌍방향 화상수업에서 먹통의 우려가 크다. 수만 명의 학생이 동시에 원격수업이라는 실시간 동영상 수업을 접속하는 만큼, 학교의 네트워크 자체에 끊김 현상이 생길 수 있다. 학교별 재량에 따라 EBS 온라인 클래스, 구글, 줌, 네이버 밴드, 카카오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을 선택하여 수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은 현재 XBB.1.5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XBB.1.5 변이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에서 파생된 XBB 변이에서 나온 세부 하위 변이이다. 요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인식이 낮아졌는데 여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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