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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지금 우리는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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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3.13 15: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희진 음성예총 회장
화분에서 핀 진달래꽃 사진을 친구가 보내왔다. 봄의 상징인 그 꽃을 보면서 달력을 한번 쳐다보니 3월이 지난 지도 꽤 여러 날이다. 일주일 전까지 두꺼운 외투를 입었는데 오늘은 또 2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른다고 하니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갈지 망설여진다. 내일부터는 비가 오고 일시적으로 기온이 또 내려간다니 날씨가 널을 뛰는 듯하다. 3·1절 이후 날씨만큼이나 매스컴에서 나오는 소식들도 어수선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큰아이가 이직을 준비한다고 하면서 면접을 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해 6월 결혼을 했는데 아이 나을 생각이 없는 것인지 이직을 한다는 말에도 물을 수가 없다. 결혼하고 얼마 후 물었더니 “엄마가 아기 낳으면 봐 줄겨?” 한마디에 다시는 묻지 못했다. 나도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봐줄 마음이 없었기에 서로가 그 대화는 하지 않는다.

큰아이 직장 동료들도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봐주지 않으면 퇴직을 한다는 것이다. 한 여성이 일하면 그 뒤에 또 한 여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러니 그렇게 해 줄 수 없는 가족들은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며, 부모라도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 되었다.

복지가 잘되어 있는 외국처럼 엄마와 아빠가 육아휴직을 받아 아이를 키울 수 있으면 이상적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받은 비율은 외국과 비교해 아주 낮다. 스웨덴에서는 ‘라떼 파파’라는 신조어가 있다.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받아 아기차를 밀고 라떼 컵을 들고 자녀 양육에 참여해서 나온 신조어다.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하고, 아빠들의 취향에 맞게 육아용품을 개발하는 것이 기업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육아 정책을 들여다보면 부럽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통계 숫자에 모두 놀랐다. 인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을 넘어야 한다. 이렇게 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우려하지만 뾰쪽한 묘수는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충주를 가는데 주덕읍에 첫 아이가 탄생했다면서 축하 플래카드가 걸린 것을 보았다. 아이가 태어났다고 읍민이 환영하고 축하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걸린 날짜가 2월 며칠로 되어 있었다. 새해 들어서 첫아이가 2월이라니 올 한해 몇 명의 아이가 그 읍에서 태어날지 유추해 볼 수 있어 심각하구나 했다.

충북도도 출산장려금을 최대 1200만원까지 준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정책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정작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20·30세대는 결혼에 관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한 통계조사를 봤더니 미혼 응답자 579명 중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은 56.5%였는데 그 응답자 중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매우 낮았다.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자녀는 반드시 낳아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30.7%밖에 되지 않았다. 거기에는 많은 원인도 있지만, 시대를 반영한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 낳지 않는다는 기본 답변 외에 아이를 키우려면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니 낳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한 자녀 때문에 자신들의 사회적 성취를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도 있었다. (시사인 2023.3.14.)

복합된 원인으로 결혼하려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딩크족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20·30세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그런 여건이 마련되기는 어려우니 어려운 화두는 계속될 것 같다. 나도 언제쯤 손자를 안아볼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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