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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한 달이 지나고,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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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4.13 10: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2023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초·중·고 뿐만 아니라, 대학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에 학생이 없었다. 비록 작년에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업을 비롯하여 학생들의 활동이 많이 움츠러들었다. 그렇지만 올해 4월은 그렇지 않다. 3월 말부터 날씨가 따뜻하여 벚꽃이 일찍 만개하였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의 구성원 모두, 그리고 지역의 주민들까지 필자 대학의 벚꽃을 구경하려고 많이 방문하였다. 필자의 대학은 50년 이상 수령이 되는 커다란 벚꽃 나무 6~7그루가 있다. 그리고 이 벚꽃 나무가 있는 곳은 자동차가 다니지 않게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다. 이 차 없는 거리에서 학생들과 교직원, 지역 주민들은 사진도 찍고, 거닐며, 웃음꽃이 만발했다. 요즘은 벚꽃이 지고 분홍색의 영산홍이 피기 시작하여 새로운 꽃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은 3월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서 신입생들로 인해 캠퍼스에 활력이 넘친다. 대학에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함에 따라 학교 당국이나 재학생들은 이들에게 대학 생활을 알려 주려고 다양한 모임을 한다. 학과 차원에서 하는 대표적인 모임으로 첫째, 대면식이 있다. 대면식은 신입생과 2학년, 3학년, 4학년 학생들이 학년 단위로 차례대로 만나면서 얼굴과 이름을 익히는 과정이다. 재학생들도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학년 단위의 대면식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학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면식을 학과마다 치렀다. 둘째, 연합 MT가 있다. 연합 MT는 3월 말에서 4월 초순, 2박 3일 정도의 일정으로 학과 학생 전체와 교수님, 학과 사무실의 조교 선생님까지 함께 가는 친목을 위한 여행을 말한다. 과거 연합 MT에서 과도한 음주로 학생이 사망하거나, 선배들의 군기 잡기, 얼차려 등의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요즘 대학의 연합 MT는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많이 사라졌다. 대신에 신입생들의 장기 자랑, 게임, 소모임, 신입생과 선·후배 그리고 교수님과의 대화, 캠프파이어, 등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셋째, 동아리 가입과 활동이다. 대학 생활에서 전공 공부 외에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나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 대인 관계의 확대를 위해 꼭 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동아리 활동이다. 매년 3월 중순쯤에 학내 모든 동아리가 신입 회원을 받기 위해 일주일 정도 천막을 치고 홍보전을 하는데 이때 볼만한 것들이 많다.

필자는 올해 1학기 한 달 동안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서 코로나19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일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강의 시간을 기억해보면 학생들은 강의 내용 중 중요한 것이 있으면, 교재나 노트에 메모하거나 밑줄을 긋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강의실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을 보면 태블릿PC나 노트북을 가져오는 학생들이 많다. 약 30% 정도 되는 것 같다. 태블릿PC를 사용하면 기존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쉽게 할 수 없었던 강의 담당 교수가 배부해 주는 PDF 파일에 메모나 밑줄 긋기 등을 할 수 있다.

이제 대학은 7주 차 강의에 들어가고 있다. 대학에서 7주 차의 의미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학에서 중간고사는 8주 차에 치른다. 대학 신입생에게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는 앞으로 대학 생활을 유지하는데 심리적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대학의 중간고사가 초·중·고등학교의 시험과 다른 점으로 서술형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서술형 문제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으로 ‘무엇을 설명하시오’ 혹은 ‘무엇과 무엇을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등이 있다. 서술형 문제의 답안 작성을 위해 나름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하지만, 신입생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잘 몰라 3~4줄 정도 정답만 적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좋을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서술형 답안의 기술은 서론, 본론, 결론의 3단계 과정 혹은 기·승·전·결의 4단계 과정을 통해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주말부터 학교의 도서관이나 대학 주변의 카페, 커피숍 등에 학생들이 모여 중간고사에 대비하여 공부하는 모습을 지난 4년 전처럼 볼 수 있을 것 같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 3926명,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3094만 4,430명, 그리고 우리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67명,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90만 2982명이라고 발표하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전국과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낮음’으로 평가하였고, 지난 1월 3주 차 이후 12주 연속 ‘낮음’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사태 중 발령했던 국가비상사태를 3년여 만에 해제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 같은 해 3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약 3년 만이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핵심 근거가 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원래 계획대로 다음 달 11일에 종료한다. 미국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코로나19 검사, 무료 백신·치료제 제공 등의 근거가 되는 정책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9일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것을 필두로 격리 의무와 마스크 착용 의무의 완전 해제를 거친 다음 독감처럼 ‘엔데믹화’로 가는 3단계 로드맵이다. 방역 당국의 예측으로 마지막 단계의 도달은 빨라야 내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로드맵을 통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완전한 일상 회복으로 가는 경로를 보다 구체화 되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한 이후 도입된 방역 조치는 점차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거리두기, 실내·외 마스크 의무 등이 단계적으로 해제되었다. 지금 남은 방역 조치라면 의료기관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정도이고, 정책적으로 위기 단계, 감염병 등급의 조정과 일반 의료체계로 완전한 전환 등이 있다. 나머지 조치의 완화 혹은 해제의 첫 단계는 5월쯤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주부터 필자의 교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결석률이 20% 정도로 올라갔다. 요즘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탓이다. 봄철 대외활동이 늘어난 가운데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고 큰 일교차의 영향으로 감기와 같은 호흡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중간고사를 잘 치르기 위해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손 씻기, 환기, 기침 예절 등의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강의 시간에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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