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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어린이날 선물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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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4.17 10: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으로 1948년부터 불리던 어린이들의 밝고 맑음의 기상이 넘치는 모습을 표현한 발랄한 동요로 어린이날 한국인들의 애창곡으로 자리 잡은 곡 ‘어린이날 노래’이다.

가정의 달 5월의 첫 번째 기념일은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란 단어는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는 낱말이었다고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어른’의 대칭어인 아이 혹은 아기를 사용했고 또는 사내아이, 계집아이 등으로 불렸었다.

‘어린이’처럼 독립적인 의미가 없었던 때는 어린이들에 대한 의무교육은 당연히 시행되지 않아 교육 혜택도 받지 못했을뿐더러 돌봄과 교육을 받아야 할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노동을 하러 다녀야 했다.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을 본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하며 마음껏 뛰놀고 걱정 없이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이들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우하자는 의미를 담은 ‘어린이’라는 뜻을 가진 말을 사용하게 하였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운동을 하였다.

1923년 5월 1일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의 구호는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갑시다”였다.

또한 이날은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을 배포하였는데,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글과 구호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어린이들을 생각하는 방정환 선생의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

이후 어린이날은 1927년 5월 첫째 일요일로 진행되었고 날이 갈수록 행사의 규모는 커져갔다. 일제는 민족의식이 높아질 것을 염려해 탄압을 하였고 결국 1939년부터 어린이날 행사는 중단되고 만다.

광복 이후 어린이날은 부활하게 되며 이때부터 5월 5일에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1975년에는 5월 5일을 어린이날 공휴일로 제정하였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쳐 점차 어린이날 행사가 활발해지며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행사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념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필자 또한 어렸을 적 ‘어린이날’이 되면 괜스레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또 한 번에 생일을 맞이한 것처럼 부모님은 어린이날이 특별한 날이라는 걸 알려주셨다.

맛있는 음식, 선물 그리고 나들이를 가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셨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추억은 초등학생 때 예산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큰 잔치에 가족과 함께 갔던 기억이다.

어린이들 중 장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주고, 꿈과 희망을 펼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줬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그때를 회상해 보면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하며 또 다른 세계에 한 발짝 들어섰던 기분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의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있지는 않지만 행사의 취지에 맞는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값진 추억이었던 건 확실하다.

지금의 필자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공연자로써 ‘어린이날’을 지키고 있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어린이날 특별공연 ‘용궁으로 간 토끼’에서 토끼 역할을 맡아 선보인 적이 있었다.

동심을 지켜주고 즐거움을 선사하며 그 안에서 교훈을 주기 위한 공연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공연장 내에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를 전시한 적이 있는데, 그때 편지글을 읽으며 느꼈던 순수한 마음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글을 쓰는 게 서툴렀는데도 불구하고 즐거움과 교훈을 주기 위한 공연의 의미를 이해하며 정성을 담은 편지글들을 보니 많은 감정이 교차했었고 필자에게도 ‘어린이날’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던 소중한 날이었다.

이러한 어린이날 공연과 행사는 올해에도 각 단체가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국악계도 마찬가지로 어린이를 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어린이날 기획공연 빛과 그림자를 통해 보여주는 ‘그림자놀이 판소리극 별주부전’을 준비하고 있고, 국립 정동극장에서는 ‘국악 동화 콘서트 자라는 자라’라는 제목으로 마치 그림책을 보는듯한 영상과 감각적인 소리를 통해 시청각적 즐거움과 전통을 배울 수 있는 공연이 어린이날에 맞추어 열린다.

대전시립연정국악단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5월에 열리는 토요상설 공연에 어린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우리 음악으로 듣는 동화 구연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사회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어린이들이 진정한 ‘어린이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요즘은 대면하지 않고도 영상을 통해 많은 정보와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모자랄 것 없는 너무도 빠른 디지털 미디어 문화 속 안에 아날로그 함을 심어주는 어린이날의 추억을 선사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기를 타고 수많은 소리들을 직접 겪어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보는 건 어떠할지!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선언문의 일부 글을 보면 “나쁜 구경을 시키지 마시고 동물원에 자주 보내주십시오”라는 글을 볼 수 있다.

이 글을 본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많은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더 큰 사고를 갖고 커가길 바랐을 거란 마음으로 쓴 글이란 생각이 든다.

영상으로 보는 꽃이 아무리 예뻐도, 향기를 맡아볼 수 없듯이 직접 경험하고 보지 않는다면 과연 건강한 어린이로 자랄 수 있을지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자라지 않을지 우려된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어릴 적 느꼈던 소중한 경험을 어른이 되어서도 추억하고 또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그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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