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3개월째 집 근처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가 없다. 구직 공고가 잘 나지 않는데다, 주로 ‘하루 2시간’ 짧은 초단기 알바 위주다. 김씨는 “2~3시간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러 다니면 버스비가 더 드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직장을 그만 둔 이모(29)씨는 최근 여러 차례 아르바이에 지원한 끝에 어렵사리 단기 알바를 구했다. 이씨는 “대전K 대학교 행사 알바 30명을 뽑는데 327명이 대기자 카톡방에 초대됐다. 요즘 꿀알바는 지인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전쟁’이다.
고물가와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며 아르바이트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났지만,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줄이면서 ‘알바 구직난’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알바전문포털이 알바 지원 수 분석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구인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반면 지원자는 48% 급증했다. 구직자는 늘었지만 일자리는 줄어든 것.
비교적 ‘꿀알바’로 분류되는 카페나 PC방 등은 코로나19 이후 도입된 키오스크가 아르바이트생의 역할을 대신한다.
‘경력직 우대’ 등 아르바이트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대학생 한모(24)씨는 “고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힘이 들어 카페 위주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대부분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거나 카페 경력직을 선호해서 서류를 내도 합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구하는 인원이 줄어서 경쟁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알바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고물가 여파에 기인한다. 원자재 값, 전기요금, 월세 등 부대비용의 급증으로 인건비를 줄여 손실을 충당하려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
프렌차이즈 햄버거집을 운영하는 신모씨(35)는 “경기 침체로 알바를 많이 고용하기 부담스럽기도 하고 같은 시급이면 최대한 경력자를 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