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구제역이 이미 전방위로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차단 방역과 함께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주 소재 한우농장에서 2019년 1월 31일 이후 국내 첫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데 이어 전날까지 누적 확진 농장이 10곳으로 늘었다.
구제역 발생 농장은 청주시 8곳과 인접한 증평군 2곳이다.
축종별로는 9곳이 한우, 나머지 1곳은 염소다.
방역 당국은 확진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와 염소를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하고 있는데, 그 수가 1200여마리에 이른다.
청주는 최초 확진 농장의 반경 3㎞ 방역대 내에서 추가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곳과 12.7㎞나 떨어진 증평에서 확진 농장이 나온 만큼 이들 지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진 상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이 잇따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청주시 방역대에는 소·돼지·염소 등 우제류를 키우는 농장이 231곳, 증평군 방역대에는 179개 농장이 몰려 있다.
단기간 내 구제역 확진 농장이 잇따르면서 느슨해진 방역 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주의 최초 확진 농장에서 소 29마리를 표본조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62%에 그쳤다.
세 번째 확진 농장도 76.5%로 파악됐고, 네 번째 확진 농장은 고작 24%에 불과했다.
일부를 조사한 결과이지만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가 없는 소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평균 97% 정도의 항체 형성률을 보이는데, 항체 형성이 덜 된 것은 보관을 잘못한 백신을 접종했거나 잘못된 부위에 주사를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의 역학조사에서 확진 농장 간 명확한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수평전파보다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퍼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역 당국이 긴급 백신 접종에 집중하는 이유다.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다수 개체가 백신을 맞으면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청주와 증평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2019∼2020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유사하며,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청주 인근 5개 시·군에서 도내 11개 모든 시·군으로 대상을 확대해 오는 19일까지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할 방침이다.
아울러 방역대 내 농장은 물론 사료나 분뇨 운반 차량 등이 겹치는 역학관련 농장 전체를 대상으로 임상검사를 시행 중이다.
김영환 지사는 “청주, 증평 지역 외 추가확산 방지를 위해 방어선을 철저히 구축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2주간 소 농장 이동을 집중 관리하고 빠른 시간 내에 확산을 차단해 도민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단호하고 집중적인 노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내 농가에 일제 백신 투여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시·군에서 적극 협조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