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수는 노래 따라간다'라는 속설이 있다. 이는 특정 가수가 어느 특정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 가사대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가사 운명론. 쉽게 말해서 가사나 분위기가 밝은 노래를 부르면 그 가수의 인생이 펴지고, 반대로 어두운 노래를 부르면 그대로 인생이 흘러간다는 속설이다.
임창정의 노래 소주 한 잔에는 '그 좋았던 시절들 이젠 모두 한숨만 되네요'라는 가사가 있다. 이 곡은 2003년 발매가 되고부터 한국 노래방 차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특히 저음과 고음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부를 수 있는 어려운 곡이라 더욱 히트했다. 하지만 임창정도 이 '가사 운명론' 속설을 피해 가지 못했던 것일까.
자신의 노래 '소주 한 잔'을 포함한 히트 곡의 저작권을 팔아 엔터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와는 거리가 멀게 됐다. 주가조작 세력에 휘말린 것도 모자라 한 유튜버는 '여보 세력 나야'라고 임창정을 비꼬기도 했다.
이젠 '소주 한 잔'도 안 팔게요
소주 한 잔이 얼마나 히트곡이었는가를 보여주는 예시가 있다. 지난 2월 세븐일레븐과 임창정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를 출시했는데 그 이름을 '소주 한잔'이라고 칭했다. 이 제품은 임창정이 원재료 선정부터 병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출시 한 달 만에 초도물량 10만 개가 모두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소주 한 잔(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도 임창정이 주가 조작 의심 세력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재고만 소진 후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이처럼 관련 업계 사람들은 점차 그를 '손절'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한편 가수 임창정은 지난 4월 25일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대규모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10명이 붙잡혔고 이 중 임창정이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나빠진 여론에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몸살 앓고 있다.
그는 1990년 데뷔해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양면적인 이미지로 두 분야 모두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주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주가조작 논란이 생기기 전에는 예능에도 출연해 아내 서하얀과 5명의 아들과의 일상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18살 차이의 아내와 5명의 아들과의 일상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김해인 기자 khi@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