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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수능 개선! 출제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시기는 12월 말로…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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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7.04 16:1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권기원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지원국장
최근 불거진 수능 킬러 문항 출제 논란은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의 경질과 수능 모의고사 평가를 담당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임까지 가져왔다. 수능 문제는 항상 화근거리였다. 차제에 수능의 출제 방식과 시행 시기 등을 전반적으로 확실히 개선하자. 역대 정부마다 수능 개선을 시도했으나 결국엔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진짜 바뀌어야 할 때가 되었기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이번만큼은 반드시 수능을 출제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시기는 12월 말로 개선하자.

이를 위해 먼저, 문제은행 준비단을 출범시키고, 전국의 중․고등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수에게서 각자 전공 교과목의 수능 문제를 1문항 이상 제작해서 7∼8월 2개월간 제출(희망자에게)받는다. 이렇게 제출된 문제에서 오류를 걸러내고 중복 문항을 제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문제은행을 구축(채택된 문제에 대해서는 제출자에게 일정의 출제수당도 지급)하자.

전국 중․고교 교원(25만)의 10%인 2만5000명이 1인당 2문제만 제출해도 5만문제가 수합된다. 이를 지난 20여년 간의 기출문제 중 엄선한 5000문제와 함께 9∼10월 중에 2차례의 수정, 보완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교과별 5000문항을 문제은행에 저장한다. 그리고 모의평가든 수능이든 시험 시행 시에 문제은행에서 학습주제별로 문항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문제를 구성한다.

물론, 채택한 문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2차의 수정, 보완(전문가들이 집중작업)을 거쳐 문제은행에 저장하고, 실제 수능 문제 출제는 1단계로 교과별 학습주제별로 추출문항수를 결정하고, 2단계로 교과별 문제은행에서 해당 개수만큼 무작위로 문항을 추출하는 식으로 구성하면 문제 제출자가 재직한 학교의 학생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도 기우가 된다.

한편, 수능 시행 시기를 12월 말로 늦춰서 수능 이후 취약 시기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일선 고등학교의 어려움을 덜어주자. 11월 중순 수능을 치름으로 인해 고교 3학년의 교과 진도를 사실상 11월 초까지 무리하게 진행하게 되어, 제대로 문제를 발견하고 생각하고 탐구하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교수․학습을 진행하지 못하고 문제풀이식 일방적 수업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 문제도 해소된다.

수능을 12월 말에 실시하면 고3 담임선생님이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겪는다는 생각도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교생, 특히 3학년생은 스스로 자기 인생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적 존재이다. 진로 진학 문제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인격적 존재이므로 겨울방학(1∼2월) 중에 개인적으로 자기 능력과 적성에 합당한 학교에 소신껏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 학생은 스스로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정하고 스스로 원서를 작성한다. 이제 더 이상 대학의 편의에 따라 11월 중순에 수능을 치르고 고교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그만둘 때이다. 인공지능과 전산프로그램의 발달로 이제는 12월 말 수능을 치르고 1월에 대입 원서를 제출하고 2월 초에 합격을 결정해도 될 때가 되었다. 그렇게 되어야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수능 이후 학생 생활지도 및 관리도 정상화된다. 올해만큼은 수능을 반드시 개선하여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전 국민에게 희망을 주자.

또한, 수능 시험을 한 해에 2회 시행하는 방안도 다시 한번 고려해 볼 일이다. 교과별로 2회 시행 득점 중에 고득점 성적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1994년 수능에서 8월과 11월 수능시험을 각각 치러서 둘 중 나은 점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두 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시험 응시 시기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함에 따라 결국 수능 2회 시행은 1995년부터는 사라졌다. 하지만, 당시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금의 입시 환경에 맞게 개선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매년 출제위원을 감금할 필요도 없고, 단기간 집중작업으로 인한 출제의 오류나 난이도 조절 실패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1회의 수능성적으로 대입 진학을 결정하고 기대 이하 성적이 나온 경우, 다음 해 수능을 치르기 위해 쏟아붓던 시간적, 심리적, 경제적 낭패도 사라진다. 수험생은 한번 응시한 성적을 사용하거나 희망 과목에 대해 다시 응시해 얻은 성적을 사용할 수도 있다.

문제은행에서 추출된 문항으로 치르는 수능,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12월 말에 치르는 올해의 수능 고사장의 모습을 그려본다. 나아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2회(예를 들어 8월, 12월) 실시되는 해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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