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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총파업 첫날, 대전 대학병원 큰 혼란 없어

대전·세종·충남 12개 의료기관 파업 참여…외래환자 발길 돌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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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7.13 17:28
  • 기자명 By. 고지은 기자
▲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13일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1층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고지은 기자)

[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보건의료노조가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며 13일부터 대규모 파업에 들어갔다. 대전지역에서도 일부 의료기관이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려됐던 의료대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의료기관)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의료기사·약사·치료사·요양보호사 등 의료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다.

이들의 총파업은 의료민영화 저지를 주장한 2004년 이후 19년 만에 벌어진 것으로,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6만 4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19년 전 참여 인원인 1만여명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전·세종·충남에서는 충남대병원 등 대전지역 6곳과 단국대병원 등 충남 6곳을 포함, 총 12개 의료기관에서 4000~4500여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병원은 전날 오후 11시까지 이뤄진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900여 명의 보건의료인력이 파업에 참가, 서울 상경 시위를 벌였다. 필수 유지인력은 참여하지 않아 수술실, 중환자실 등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병원은 파업에 대비해 13~14일 예정된 수술 중 긴급하지 않은 건에 대해 일정을 연기했으며, 외래진료가 예정된 환자들에게는 예약을 연기하는 공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 입원 환자 가운데 상태가 양호하거나 경미한 환자들을 우선으로 임시 퇴원하는 조치를 취했다.

병원 측은 "현재 인력이 부족해 퇴원 조치한 환자 수를 집계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업으로 연기된 수술·진료에 대한 공지는 전날 밤과 이날 오전 8시쯤 전달했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13일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1층 대기실이 비어있다. (사진=고지은 기자)
▲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13일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1층 대기실이 비어있다. (사진=고지은 기자)

이날 오후 찾은 병원 내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간호사 등 의료인력 뿐만 아니라 청소 노동자, 주차관리원 등 비정규직 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1층 원무 창구 앞에 소수 환자들만이 대기하고 있었다.

로비 곳곳에는 '투쟁없이 쟁취없다!', '병원비보다 비싼 간병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수 1대5로 환자 안전 보장하라!' 등 파업을 알리는 벽보가 붙어 있었다.

파업 사실을 모른 채 타 지역서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에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잡힌 외래 진료를 위해 금산에서 병원을 방문한 60대 윤모씨는 "허리가 아픈데 요새 비가 많이 오는 탓에 미루고 미루다가 마음 먹고 대전에 왔다. 그런데 진료도 못 받고 돌아가게 되니 허무하다"며 푸념했다.

이에 의료기관은 국민 생명을 다루는 곳인 만큼, 파업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모(32)씨는 "오늘 외래가 잡혀있었는데 병원 사정으로 진료를 연기한다는 연락을 아침에서야 받았다"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의료 영역에서만큼은 파업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불편이 있을 수 있음에도 노조원들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모(47)씨는 "노동자들이 오죽하면 파업까지 했겠냐"며 "항상 고생하는 의료인력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사 간 원만한 합의 하에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현재 경영진들이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환자분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4일에는 서울·세종·부산·광주 등 4개의 거점 지역에서 산별총파업대회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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