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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광복 78주년의 새길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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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20 17: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광복절 아침! 태극기를 게양하려고 일찍 일어나보니 거실 창밖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이미 아내가 달아놓은 것이다. 왠지 기쁘고 가슴이 뿌듯하다. 49년 전 광복절은 아내와의 첫 만남이기도 해 나름 의미깊고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광복(光復)은 ‘잃었던 빛(나라)을 다시 찾은 날’이라는 말이다. 78주년 광복절은 또다시 그날의 감격과 희망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열정을 다짐하게 한다. 36년간의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통을 당하면서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나 순교자들의 애국정신과 그들의 피 흘린 희생정신을 어떻게 오늘 되살릴 것인가.

해방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태평양전쟁에서의 일본 패망이다. 그러나 8·15해방이 단순히 연합국이 한국에 준 선물로만 본다면 일제강점기 동안의 한국 민족의 줄기찬 민족해방운동을 외면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200여만 명의 인원이 참가한 1919년 3·1운동은 그동안의 산발적인 해방운동을 집결시킨 쾌거로 그 연장 선상에서 해방을 이룬 것이다.

8·15해방을 맞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일제 식민 통치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새로운 자주독립국이 건설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다.

광복절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세계 경제 10위의 위용을 자랑할 정도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광복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 등 다툼으로 국제적 정세가 혼란스러운 이때 광복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냉엄한 국제질서 가운데 자유와 주권국가로의 길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지금의 상황은 주변 4대 강국이 서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패권 다툼에 열중하고 다시 침략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글로벌 생존 외교와 남북한 관계는 화해와 통일보다는 긴장과 갈등만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에 이르기까지 주변 강대국들의 사이에서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이념과 경제, 정치 등 여러 가지가 뒤엉켜 대외정책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이럴 때일수록 굳건하게 힘을 모아 국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통해 국가가 힘이 없을 때 얼마나 많은 고통과 상처를 겪어야 했는지 역사의 교훈이 생생하다. 무려 1,000회에 걸쳐 외세에 침략을 당했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억압과 침탈을 감내해야 했다. 일제의 식민지도 마찬가지다. 36년 동안 그들의 폭거에 우리 민족은 처참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모두가 나라가 힘이 없으니 국민이 피해를 본 셈이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비추는 8월, 광복절이 다가오면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독립을 되찾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리며 광복군과 보훈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난 78년 동안 우리나라는 광복군의 힘으로 자주성을 되찾았고, 보훈의 정신을 통해 희생과 헌신의 힘으로 무장한 민족으로서의 존엄함을 지켜왔다. 우리는 과거 영웅들의 헌신과 보훈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들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보아야 할 때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뛰어난 기술과 정보화의 시대에 태어났다. 이전의 세대와는 다른 시각과 가치관을 따르고 있지만, 광복군과 보훈의 의미는 이들에게도 큰 가치를 전달한다. 우리는 과거의 영웅들이 희생하며 지켜낸 자유를 통해 현재의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사회에서는 그들의 소중한 가치들이 가끔 무시되거나 잊히는 경우가 있다.

광복군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민족의 의지와 힘’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 동안 조국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수많은 영웅이 모여 만들어낸 뜻깊은 군단이다. 그들은 일본의 잔인한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며 조국의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광복군은 우리가 현재의 자유롭고 독립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며, 그들의 희생과 투쟁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남겼다.

더욱이 광복군은 우리에게 '자주성'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자주성은 현대사회에서도 변함없이 필요한 가치이다. 신세대가 가진 기술과 정보의 힘을 활용하여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며, 현대사회에서도 한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데 힘쓰는 모습이 바로 광복군의 정신을 이어받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보훈은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희생과 공훈에 보답한다는 보훈의 의미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신세대가 독립유공자들의 노고를 더 큰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돌아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할 때, 우리의 민족적인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

우리는 올해 78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광복군과 보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광복의 의미는 오직 역사 속의 사건이 아닌,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도 빛을 발하는 소중한 가르침이다. 우리는 과거의 희생과 투쟁을 통해 얻은 현대의 풍요와 기회를 감사하며, 동시에 그들의 가르침을 삶에 구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광복의 의미를 잊지 않고 이어나가는 동시에, 현대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바로 과거의 영웅들과 보훈자들에게 최상의 예우일 것이다.

그렇기 위해 문제는 국가가 힘을 키우기 위해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절실하다. 오늘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갈려 소중한 시간과 자원, 인재를 낭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는 지역, 남녀, 노사, 빈부, 이념 등 잦은 갈등으로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권은 서로의 정쟁만을 일삼고 민생은 뒷전이니 한심할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누구보다 더 연합과 일치를 보여줘야 할 교계마저 분열과 갈등의 온상으로 전락해 버린 상태다. 이처럼 내부적으로 풍비박산인 상태인데, 어떻게 부국강병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금은 힘을 모을 때이지,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여전히 경제적 지리적 광복을 이루지 못한 한반도를 진정 빛으로 인도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만의 강력한 국방력뿐만 아니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 외교 정책을 정착시켜 강한 대한민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정치, 외교, 문화, 사회, 경제 등 어느 하나 뒤처지지 않고 선도하는 초일류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

지루한 장마와 불볕더위의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아무리 지구를 달구는 더위가 몸부림을 쳐도 결국 가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슬기로운 농부는 새봄이 오기 전 논밭을 갈고 농사를 준비한다. 이처럼 분단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할 수만 있다면 상호 존중과 협력이라는 틀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자.

분단 역사를 마무리 짓고, 제2의 광복이라 할 수 있는 민족의 ‘통일 한국시대’가 와야 한다. ‘통일 한국시대’는 역사의 대의이며 우리 시대적 소명이다. 남과 북이 다 같이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통일의 길로 나가는 것은 민족적 염원이며 진정한 광복의 실현이다.

지금까지 변두리의 대한민국이었다면 이제는 세계중심에 서는 대한민국으로 진정한 광복을 이루는 새길을 모색하는 데 온 국민이 뜻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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