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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새만금잼버리와 0시축제

류용태 대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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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24 16:2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류용태 대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올해 8월은 시작부터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까지 큰 관심사였다. 세계 152개국에서 4만 3000여 스카우트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역대급 규모로 7여년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여행차 새만금을 지나칠때면 먼 발치에서 준비하는 잼버리대회장을 보곤했다. 저렇게 광활한 곳에서 수만의 사람들이 행사를 한다니 가슴이 벅찼던 기억이 났다.하지만 온국민의 관심속에서 열린 새만금잼버리는 축제가 아닌 재앙의 얼굴로 변했다. 연일 거센 폭염으로 황량한 갯벌에 턱없이 부족한 그늘막과 불결한 화장실, 샤워실 등 전반적으로 모든게 부실했다. 거기에 부식으로 나온 썩은 달걀과 어설픈 식사는 언론의 총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더욱 가관인 것은 충분한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과 전정부 탓하는 몰지각한 정부인사와 정치인들의 해명에 국민들은 더짜증이 났다.

그나마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친 K-팝으로 급한 불은 껐다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불쏘시개가 많이 남아 있다. 국위선양할 기회에 이번 잼버리로 우리 국민들 마음의 상실감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올림픽, 월드컵, 세계엑스포 등 어떤 행사든 잘 치르기로 명성을 떨친 우리들이다. 우린 예로부터 두레나 향약 같은 공동체를 통해 결집하는 기질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뭐든지 어떤 일이 생기면 잘 뭉치면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건강한 DNA를 갖고 있다. 필자도 그간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치러봤는데, 행사는 크든 작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해도 늘 긴장하게 만든다. 이미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면 별 탈이 없지만 간혹 뜻하지 않은 상황이 돌발하기도 한다. 실은 이 돌발상황에 얼마나 빨리 순발력을 발휘해 잘 대처하는가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이번 잼버리 행사기간 중 폭염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1991년에 열렸던 강원도 고성은 나무그늘이 많아 환경이 나름 나쁘지 않했지만, 새만금은 더 많이 생각하고 확인하고 했어야 했다. 그리고 돌발상황에 대한 준비와 대비가 너무나 미흡했으며 대처 또한 아마추어였다. 집행부도 아마추어였고, 총리부터 장관들까지도 타이틀만 가진 채 아마추어로 일관하기 일쑤였다. 어쩌면 이런 아마추어 같은 처신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혹독한 조롱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2030년에 치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많은 국민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여야 정치인들이 남탓만 하지말고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국익을 위해 정사를 펼쳐나갔으면 한다.

얼마전에 끝난 대전의 0시축제는 사고없이 무난히 잘 끝났다. 행사 전날까지 태풍과 폭우로 마음을 조리게했지만 오히려 바람과 비가 폭염을 조금이나마 몰아내줘 다소 기분좋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예상했던 교통혼잡은 있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고, 많은 인파에도 질서정연하게 잘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정체성이 없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충고는 한번 되새겨 봐야한다. 그리고 아쉬운건 문화예술계를 너무 소외시킨점이다.행사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었고, 참여공간도 주어지지 않는 등 소통이 전무했다. 침묵하는 대다수 문화예술인들을 해량해줬으면 한다. 명성 있는 축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역민들,문화예술인들이 많이 참여할 때 빛이나는 진가가 나온다. 개런티 많이 주고 유명연예인들를 초청해 관중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년에는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예술도 많은 시민들에게 보여줄 특권을 줬으면 한다. 0시축제가 세계잼버리처럼 세계적인 행사로 세계인들이 찾는 꿀잼도시 대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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