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국제기구 출자금, 10년간 12조 한은서 대납

기획재정부, 외환보유고를 마치 '마이너스통장'처럼 사용
법률상 정부 예산 반영 원칙 무시…국회 심의·의결 회피 꼼수
추경호 부총리, 의원 시절 "법 취지 어긋난 관행" 지적 하더니
홍성국 의원 "'카르텔' 외치는 정부, 지출 카르텔부터 손 봐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3.09.05 11:38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세종시갑 국회의원.
[충청신문=세종] 정완영 기자 = 지난 10년간 한국은행이 정부 대신 납입한 국제금융기구 출연·출자금이 12조6832억원에 달하고, 올해만 해도 이미 5354억원을 대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은 정부 예산에 반영해 납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에도 금액의 대부분을 한은이 대납하도록 해 사실상 국회의 심의·의결 등 통제를 회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성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세종시갑)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10여년간 한국은행이 정부 대신 국제금융기구에 출연·출자한 금액은 약 12조683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부가 납입한 금액은 1/10도 안 되는 1조94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10년간 전체 출연·출자금의 92%를 한국은행이 대납해온 셈이다.

한국은행이 대납한 금액은 외환보유고에서 빠져나갔다.

외환보유액 대비 대납금액 규모 비중은 연평균 0.08% 수준이다. 2016년에는 IMF 쿼터 증액분 70억6000만달러를 대량 납입해 대납금 비중이 2.05%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현행 '국제금융기구에의 가입조치에 관한 법률'은 '정부는 출자금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여건과 출자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 등을 고려하여 예산에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출자금을 납입하게 할 수 있다'는 단서를 근거로 출연·출자금을 한국은행에 대납시켜 왔다.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외환보유고를 사용하는 기재부의 '꼼수 관행'에 대해 마치 마이너스 통장처럼 사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취임 전인 2019년 한은 대납 관행을 두고 "정부의 안일한 지출 관행"이라며 "법 취지에 어긋난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출자는 장기간 협의에 따라 결정돼 예산 주기와 부합하지 않을 때가 많아 사전 예산반영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성국 의원은 "현재 윤 대통령과 기재부가 말하는 '카르텔'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정부의 잘못된 지출 관행을 바로잡는 한편, 한은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