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대전 대덕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모(43)씨는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베트남으로 해외여행을 간다.
박씨는 “이번 추석은 대체 공휴일로 쉴 수 있는 시간이 여유로워서 가족여행을 결심했다. 국내 물가가 워낙 비싸서 동남아 여행이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올해 추석연휴 직후인 10월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황금연휴’기간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직장인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추석을 포함해 총 6일간의 연휴 기간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모처럼 맞는 장기 연휴이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 연휴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정작 내수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한국조폐공사가 국회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여권 발급량은 367만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3만권)보다 3.5배 증가한 수준이다.
여권 발급량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465만권에서 2020년, 2021년 각각 104만권과 67만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연간 기준 282만권이 발급됐다.
또 하나투어 등 국내 대형 여행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떠나는 해외여행 상품의 일평균 예약률이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과 8월 예약률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 발표 이후 장거리 해외여행 예약 문의가 빗발쳤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장기노선 예약률은 30~40%, 단기 노선은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을 통한 내수확보 목표에서 벗어나 사실상 해외여행 소비를 부추기는 단초로 작용한 것.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휴일에는 매출이 1.5배 가량 늘어난 만큼 연휴가 늘어난 점은 반길만 하지만 이번 추석 연휴는 내수회복을 얼마나 이끌지는 알기 어렵다. 긴 연휴를 이용해 오히려 해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업계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