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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다시 준비,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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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9.14 10: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9월에 대학은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필자의 대학은 9월 1일에 개강하였고, 2주가 지난 지금은 2024년 수시모집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에 필자의 대학은 학과와 행정팀, 교수들이 전국의 고등학교와 입시설명회를 다니며, 9월 11일부터 있을 2024년도 수시모집을 준비하였다. 개강하면서 강의실에 들어온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지만, 한 개 분반에 5명 정도의 학생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지금은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기침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아마 2주쯤 후면 심심치 않게 기침 소리가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의 첫날이라 15주 강의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 위주로 첫 시간을 보냈지만, 마스크를 쓴 학생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 혹은 재감염을 예방하는 건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있는 피롤라(BA.2.86) 변이 감염 환자가 발생하였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국내 첫 BA.2.86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이 확진자는 40대 중반의 남성으로 질병관리청은 해당 확진자가 최근에 해외여행의 이력이 없어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직장동료나 동거인 등의 접촉자 중 추가 확진된 사례가 없었고, 증상은 경증이라고 설명하였다. 피롤라(BA.2.86) 변이는 기존 유행하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의 하위 변이로 분류되지만,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34개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올 때 쓰는 일종의 무기로 변형이 많을수록 면역 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바이러스를 ‘감시 변이(VUM)’로 분류한 상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1일(현지 시각) 오미크론 하위 변이 ‘XBB.1.5’에 대응하는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량형(부스터샷) 사용을 승인하였다. 두 백신은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XBB.1.5’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바꾼 개량형 백신이다. 또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미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피롤라(BA.2.86)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미국 FDA의 코로나19 개량 백신의 정식 승인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번 가을에 코로나19 개량 백신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지난 1일 식약처에 화이자 XBB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하였고, XBB 1.5 개량 백신 도입을 포함한 ‘동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세부 계획’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세부 계획에는 예방접종 상세 일정을 비롯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의 동시 접종 여부, 접종 가능 의료기관 수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의 긴급 사용승인이 나면 곧바로 백신을 도입하게 되고, 실제 접종은 다음 달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 권고 대상은 기존처럼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이며 12세 이상 전 국민 무료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겨울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고령층의 2가 백신 접종률은 34.5%, 12세 이상은 15.2%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두 개를 접종해야 한다면 어떻게 접종받아야 할까?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접종해야 할지, 아니면 동시에 접종받아도 문제없이 안전할지 궁금하다. 이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이스라엘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의 건강 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 쉬바 메디컬 센터의 의료팀은 2022년 9월에서 2023년 1월까지 다국적 제약사 애보트의 4가 독감 백신과 화이자-바이오엔텍의 2가 코로나19 부스터를 각각 혹은 동시에 접종한 588명을 비교하였다.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연구 참여자는 양팔에 백신을 하나씩 맞았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후 최대 62일 동안 연구 참여자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다음 항체 검사와 온라인 설문을 시행하였다.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연구 참여자의 코로나 항체 수치는 코로나19 백신만 접종한 연구 참여자와 비교하면 0.84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중 백신 접종 후 두 달 동안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없었다. 발열이나 피로와 같은 자가 보고 반응의 발생률은 코로나19 백신만 접종한 연구 참여자의 경우 27.4%,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연구 참여자의 경우 27.6%, 독감 백신만 접종한 연구 참여자의 경우 12.7%로 나타났다. 그리고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연구 참여자는 코로나19 백신만 접종한 연구 참여자보다 항체 반응이 약간 낮았다. 또한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연구 참여자 중 부작용이 나타난 숫자와 코로나19 백신만 접종한 연구 참여자의 부작용 숫자도 같았다. 연구팀은 두 가지 백신을 동시에 접종해도 코로나19 백신만 접종할 때보다 면역 반응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 관련이 없었으며, 이는 백신의 병용 접종을 뒷받침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연구팀은 노인처럼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집단의 경우 한 번의 병원 방문으로 얻을 수 있는 백신 접종 준수율이 두 번의 개별 방문으로 얻을 수 있는 백신 접종 준수율보다 확실히 높으므로 두 가지 백신 동시 접종을 장려하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는 지난달 31일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었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유행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피롤라’ 변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됨에 따라 질병관리청에서 매일 발표되던 코로나19 관련 주요 통계치인 확진과 사망 현황, 일일 및 누적 확진자 추세 등도 지금은 지난달 31일 자 통계치만 볼 수 있다. 8월 마지막 주(27∼31일) 국내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 6,290명으로 직전 주(20∼26일) 3만 7,756명보다 3.9% 줄었다. 하루 평균 코로나 확진자 수는 8월 둘째 주(8월 6∼12일)부터 3주째 감소세다. 코로나19가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내려간 이달부터 전체 확진자 수 집계는 중단되었다. 그렇지만 방역 당국은 전국 병원 220곳의 코로나 입원환자·사망자 수를 집계해 유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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